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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판도를 뒤흔들 강력한 다크호스가 등장했다.
이승현, 강렬했던 존재감
마지막으로 수비다. 모비스는 라건아와 함지훈의 골밑이 강점인 팀이다. 리그 최상급이다. 그런데, 데릴 먼로와 이승현은 효과적 스위치 디펜스로 이들의 활약을 제어했다. 이날 오리온은 제이슨 시거스가 결장했다. 먼로가 체력 조절을 위해 벤치로 들어가면서 5명의 선수가 모두 국내 선수로 채워졌다. 하지만, 골밑 수비는 별다른 공백이 생기지 않았다. 이승현의 존재감이다.
보이지 않는 강점
이승현은 에너지가 넘친다. 추일승 감독이 언급한 것처럼 체력적, 피지컬적인 강점이 넘치는 선수다.
여기에 높은 농구 센스가 있다. 농구 센스 자체가 상당히 묵직하다. 번뜩이는 패싱이나, 재치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이 팀 승리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지 본능적으로 아는 선수다. 즉, 팀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 자신이 어떤 플레이를 하는 지 안다.
그는 외곽슛이 정교하다. 적장 모비스 유재학 감독도 그의 장점으로 "공격 리바운드와 함께, 장신 선수들이 막기 힘든 외곽슛을 장착했다는 점"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날 이승현은 3점슛을 단 하나도 시도하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이승현은 이렇게 설명했다. "3점슛을 쏠 수도 있지만, 일단 팀에 맞춰야 한다. 게다가 지금 팀 구조에서는 골밑에서 내 역할이 훨씬 더 많다. 때문에 의도적으로 외곽슛을 자제하고 골밑 공격에 집중했다"고 했다. 오리온에게 꼭 필요한 부분이다. 외곽공격은 할 선수가 많지만, 골밑 오펜스 카드가 부족한 오리온의 팀내 사정이다. 때문에 내외곽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는 이승현의 묵직한 골밑이 꼭 필요하다. 센터 역할을 해야 하는 외국인 선수의 경우, 외곽에서 슛을 지나치게 남발하면서 팀이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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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전 오리온을 평가할 때 "이승현이 돌아올 때까지 버티면, 6강은 물론, 플레이오프에서도 강력한 다크호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현실이 됐다. 오리온은 이날 승리로 19승19패, 승률 5할을 맞췄다. 6위다. 3위 KCC와는 2게임 차에 불과하다. 플레이오프 직행은 쉽지 않지만, 3위까지는 충분히 가능한 수치다.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시즌 전부터 목표가 정규리그 4위, 플레이오프 챔프전 진출이었다"고 했다. 충분히 가능한 목표가 됐다.
오리온은 1장의 퍼즐이 빠져 있다. 새롭게 합류할 단신 외국인 선수 엠마누엘 에콩이다. 공격형 포인트가드다. 이 선수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오리온은 강력한 우승후보가 될 수 있다.
물론 이승현이 가세한 지금 전력도 만만치 않다. 일단 골밑의 조화가 눈에 띈다. 외국인 센터 데릴 먼로는 '패스 마스터'다. 골밑의 존재감도 있다. 이승현과의 하이-로 게임에 최적화된 카드다. PO 경쟁팀만 봐도 오리온의 골밑전력에 비견될 수 있는 팀은 모비스, LG, 전자랜드 정도밖에 없다. 팀 공헌도와 세부적 조화 측면에서는 오리온은 상당히 강하다. 최진수 허일영 등 장신 포워드와 박상오 김강선 한호빈 박재현 등도 제 몫을 한다.
물론 가드진이 다소 약하긴 하다. 때문에 새롭게 합류할 단신 외국인 선수가 중요하긴 하다. 하지만, 지금 전력만으로도 판도를 뒤흔들 가능성이 충분하다. 게다가 오리온은 추일승 감독의 지휘 아래 이승현 최진수를 주축으로 챔프전 우승 경험도 있다. 오리온의 행보가 상당히 흥미롭다. 울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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