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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하승진이 지난 25일 원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원주DB와의 경기에서 팀 동료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제공=KB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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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기다렸던 '빅 타워'는 일단 돌아왔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시험 가동' 중이다. 그러다 보니 전력 상승 효과도 미미하다. 전주 KCC 이지스의 상징과 같은 존재인 하승진은 과연 언제 '100%' 전력으로 팀을 위로 끌어올릴 수 있을까.
2008년에 입단해 KCC 한 팀에서만 줄곳 뛰어온 하승진은 국내 선수 중 최장신(2m21) 센터다. 외국인 선수마저 압도하는 신장은 하승진의 가장 큰 장점이자 무기였고, 이는 또한 KCC 전력의 핵심이었다. 하승진이 입단한 뒤로 KCC 전술의 기본 테마는 '어떻게 하면 하승진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는가'였다.
그러나 하승진은 워낙 견제와 몸싸움이 심한 포지션을 맡다 보니 체력 소모도 컸고, 부상에도 자주 시달렸다. 2016~2017시즌에는 단 2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다행히 지난 시즌 건강함을 되찾아 전경기에 출전하는 기염을 토했으나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시즌 초반에 또 부상 악재를 만났다. 지난 10월24일 울산 현대모비스전 때 종아리 통증이 생겼는데, 알고보니 우측 복숭아뼈 피로 골절이었다. 이후 하승진은 약 2개월간 재활에 들어갔다.
당연히 KCC 전력에도 큰 손실이 불가피했다. 원래 KCC는 시즌 개막 전에는 우승 후보중 하나로 손꼽혔다. 그러나 하승진 부상 이탈 후 전력이 불안정해지며 간신히 중위권에 매달려 있었다. 그 와중에 드디어 하승진이 돌아왔다. 하승진은 지난 23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홈경기에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20경기만에 복귀전이었다. 이날 하승진은 6분37초를 뛰며 3득점 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팀은 연장 접전 끝에 100대92로 이겼다. KCC로서는 여러모로 기분 좋은 승리.
하지만 엄밀히 말해 아직까지 하승진은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팀 전력에도 큰 보탬이 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복귀 후 두 번째 경기인 지난 25일 원주 DB전 때는 불과 3분29초 밖에 나서지 못하며 무득점에 1리바운드만 기록했다. 삼성전 때에 비해 몸상태가 나아지지 않은 듯 하다. 결과적으로 이 경기에서 KCC는 또 연장 끝에 81대84로 졌다. 하승진의 몸상태가 좀 더 좋았다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다.
일단 두 경기를 통해 보면 하승진은 아직까지는 제 몫을 해줄 만한 상태가 아닌 듯 하다. 적어도 15분 정도는 소화해줘야 KCC의 전력 전체에 상승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부상 재발을 우려해 조심스레 시험가동하는 건 좋지만, 너무 늦어지면 추격할 시간이 사라질 수도 있다. KCC는 25일 패배로 6강에서 밀려났다. 하승진의 진면목이 적어도 4라운드부터는 나와야 할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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