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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요르단을 완파했다. 강력한 힘을 보여줬다. 특히, 1~3쿼터 힘을 응집한 뒤 4쿼터 폭발시킨 장면은 강렬했다.
1쿼터=적절했던 파울 2개, 수비로 승부를 건 한국
수비가 상당히 좋았다. 외곽에서는 강력한 헷지로 요르단의 2대2 공격을 잘 막아냈다. 흐름 싸움이 치열했다. 팽팽한 대결 속에서 강한 트랜지션은 흐름을 넘겨준다.
이정현과 양희종의 노련함이 빛을 발했다.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요르단이 속공 찬스를 잡았지만, 적절하게 끊어냈다. 때문에 요르단은 좀처럼 공격의 리듬을 찾지 못했다. 4분23초가 흐른 다음에야 다 터커의 개인돌파로 첫 득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한국의 공격도 흐름은 좋지 않았다. 요르단 역시 강한 압박과 골밑 밀집수비로 한국의 돌파를 적절히 차단.
김선형이 3점포를 터뜨렸지만, 요르단은 터커의 연속 득점으로 물러서지 않았다. 한국 벤치는 4분18초를 남기고 이대성과 이승현(오세근 양희종 아웃)을 투입, 2분25초를 남기고 박찬희와 임동섭(이정현 김선형 아웃)을 투입하면서 적절히 선수교체를 했다. 상대에 혼란을 주고, 후반 체력전을 대비하려는 움직임. 교체된 이대성과 임동섭이 3점포를 터뜨리면서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이때, 이승현(공격자 스크린 파울) 박찬희(트레블링)의 실책이 나왔다.
올라가던 흐름이 둔화됐다. 이 틈을 요르단이 놓치지 않았다. 결국 17-16, 1점 차의 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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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라건아의 2득점과 임동섭의 3점포. 곧바로 이어진 전면 압박 수비. 요르단은 실책성 플레이가 이어졌다.
그런데, 이때 에이스가 움직였다. 다 터커가 개인 돌파로 한국의 기세에 대응했다.
이정현의 그림같은 돌파가 이어졌다. 두 차례 헤지테이션 드리블로 요르단 장신 숲을 돌파한 이정현은 수준높은 스쿱 샷으로 기어이 골밑 돌파에 성공했다. 여기에 오세근의 패스 이후 컷 인 돌파로 득점을 보탰다. 세부적 기술과 경기를 읽는 시야는 리그 최상급이라는 점을 입증하는 장면.
게다가 두경민과 이정현의 강력한 압박으로 요르단의 공격을 무위로 돌리는 장면이 이어졌다. 대표팀의 힘이 느껴지는 모습. 해프닝이 있었다.
반칙으로 김종규가 자유투를 얻었다. 1구 성공, 2구 실패. 이때 심판은 수비자 자유투 바이얼레이션을 불었다. 그런데, 리바운드하던 오세근은 파울이 지적된 것으로 파악, 다시 자유투 2구를 쏘는 순간이었다. 오세근의 자유투 1구가 성공됐는데, 이때 심판이 자신의 잘못을 수정하기 시작했다. 바이얼레이션이었기 때문에 김종규가 자유투를 재시도했어야 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비디오 판독 이후, 오히려 요르단의 보너스 자유투를 줬다. 자신들의 수정했어야 했던 실수를 오히려 오세근의 잘못으로 판정했다. 기세가 오르고 있던 한국의 흐름에 찬물이 끼얹어졌다. 이후 이승현의 그림같은 스핀 무브에 김종규의 골밑슛이 이어졌지만, 요르단 역시 수비의 압박을 늦추지 않았다. 요르단의 벤치를 맡은 조이 스티빙 감독 역시 활발한 로테이션으로 주전들의 체력을 비축하면서 철저히 체력관리를 했다. 결국 32-30, 2점 차의 근소한 한국 리드. 요르단은 다 터커가 13득점을 책임졌고, 한국은 라건아가 8득점을 올렸지만, 골고루 득점 분포가 이뤄졌다.
3쿼터=히든 카드 풀코스 3-2 지역방어
드디어 한국으로 승부의 추가 기울기 시작했다. 이정현이 또 한 차례 절묘한 헤지테이션 드리블에 이은 레이업 슛을 성공. 양희종의 속공 패스를 이정현이 전달했고, 이후, 양희종이 3점포까지 터뜨렸다. 이때, 한국은 수비 변화를 심하게 했다. 전면 압박에 이은 3-2 지역방어를 쓰기 시작했다. 레바논의 실책이 이어졌다. 탄력을 받은 한국은 이정현과 오세근의 그림같은 2대2 공격이 성공됐다. 패스가 절묘했다. 요르단은 한국의 변형수비에 공격의 효율성이 급격히 떨어졌다. 다 터커의 3점슛 라인 한 발 뒤의 3점포가 터졌지만, 3쿼터 4분동안 단 5득점. 45-32, 13점 차까지 벌어졌다.
이때 요르단은 공격루트를 단순화시켰다. 다 터커에 대한 집중수비가 이어지자, 외곽에서는 아미나부 하와스의 개인돌파, 그리고 골밑에서는 요세츠 아부 와잔느, 모하메드 후세인의 골밑득점으로 2원화시켰다. 결국 7~10점 차의 공방전이 이어졌다. 쿼터 마무리는 한국이 좋았다. 이대성의 속공이 실패하자, 이정현이 다시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 끝내 성공. 반면 요르단의 공격은 실패했다. 57-49, 8점 차 한국의 리드. 하지만 요르단 역시 로테이션을 활발히 하면서 체력 부담을 최소화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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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농구의 가장 큰 특징. 그리고 승패를 나누는 보이지 않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활동력'이다. 수비에서 강한 압박을 유지하고, 4쿼터 내내 할 수 있는 팀은 엄청나게 유리해진다. 경기력의 '힘이 느껴진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는 대목. 때문에 주전들을 확고히 가동하되, 막혔을 경우 벤치 멤버를 활용할 수 있는 플랜 B가 필수적이다.
한국 대표팀이 그랬다. 4쿼터 완벽한 힘을 보여줬다.
그 중심에는 여전히 강한 프레스를 보여준 수비였다. 1~3쿼터 내내 한국은 고른 출전시간으로 힘을 비축했다. 그리고 4쿼터에 폭발시켰다. 요르단은 24초 공격 제한 시간에 걸렸고, 트레블링 실책을 했고, 한국의 기습적인 하프라인 근처 트랩 디펜스에 또 다시 24초 공격 제한시간에 걸렸다. 반면, 활동력이 현격히 떨어진 요르단은 압박의 강도가 약해졌다. 이정현이 코너에서 3점포를 폭발시켰고, 이승현의 잇단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득점, 그리고 간간이 2대2를 섞으면서 요르단 수비 코트를 초토화시켰다.
점수가 점점 벌어졌다. 경기종료 3분을 남기고 요르단이 얻은 득점은 단 3점. 이승현의 3점포로 스코어 차가 74-51까지 벌어지자, 김상식 감독은 두경민 정효근 박찬희를 코트에 내보내며 여유까지 보였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