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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10년 동안 유지될 외국인 선수 제도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이번 시즌 종료 후 외국인 선수 규정 재정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거의 매 시즌 외국인 제도가 변경돼 팬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오래 지속 가능한 제도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김승현 MBC스포츠+ 해설위원, 김성기 안양 KGC 사무국장, 이도현 울산 현대모비스 사무국장, 김경호 전 체육기자연맹 회장(경향신문 부국장)이 패널로 참석해 머리를 맞댔다.
구단 이기주의가 기형적 제도 만들었다
김 국장 역시 "서장훈, 하승진 등 장신 선수들의 활약에 키 제한이 바뀌었다. '드래프트냐, 자유계약이냐', '신발 신고 키를 측정할거냐, 안 신고 할거냐', '전 쿼터 출전이냐, 쿼터 제한을 둘 것이냐' 등 온갖 요소들이 쌓이며 외국인 선수 제도는 이제 불신의 상징이 돼 버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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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널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김승현 위원은 "자유계약제도를 시행하는 게 합당하다. 각 팀이 데리고 오고 싶은 유형의 선수를 데려와야 한다. 선수로 뛸 때도, 해설위원으로 지켜보면서도 (되돌아보면)자유계약선수 시절 농구가 재미있었다. 특히, 신장 제한은 두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자유계약을 기반으로 키, 돈, 리그 경력 제한을 다 없애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국내 선수 비중을 높이고, 외국인 선수 비중을 줄이기 위해 1명 보유-세 쿼터 출전이 가장 이상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외국인 선수 1명 보유가 부담은 있지만, 한 쿼터를 못뛰게 하면 파울 트러블이나 체력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국장은 "1명을 쓰는 게 맞다. 그리고 지킬 수 없는 규정은 철폐해야 한다. 몸값 30만달러 상한액을 뒀을 때 서로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 차라리 돈을 쓸 구단은 쓰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70만달러 상한액을 두고 자유계약 제도를 시행했는데, 지난해 트라이아웃 때보다 돈을 덜 쓴 구단도 있다. 구단들이 각자 방향성에 따라 스스로 투자를 하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회장은 "배구의 경우 1명의 좋은 선수를 데려오니, 세계적 스타가 와서 뛴다. 우리도 외국인 선수 1명의 원칙을 세우고, 잘 지켜나간다면 좋은 선수와 함께 하며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계약 1명 출전, 보완해야 할 점은 없을까
2011~2012 시즌에도 자유계약에 1명 보유-출전 제도를 시행했다. 당시 한 시즌 133만명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을 줄여 국내 선수를 살리고, 1명에 집중 투자해 실력 있는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선수가 다칠 경우 해당 팀의 전력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점. 대체 선수를 데려온다고 해도 2~3경기는 외국인 선수 없이 치러야 한다. 이 문제 때문에 한 시즌 만에 외국인 선수 제도가 다시 바뀌었다.
또, 각 팀이 센터 영입에만 열을 올리는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 국내 센터 자원들이 많지 않아, 골밑에서 든든하게 플레이를 펼쳐줄 선수를 뽑는 게 감독들의 당연한 선택이다. 오세근(안양 KGC) 이종현(울산 현대모비스)을 보유한 김승기, 유재학 감독도 무조건 센터가 우선일 수밖에 없다. 아직까지도 많은 팬들에게 회자되는 마르커스 힉스(2001~2003년 동양 오리온스), 피트 마이클(2006~2007년 대구 오리온스) 등 전천후 포워드들이 와야 볼거리가 많아지는데, 센터를 골밑에 박아두고 그 선수에게 공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농구가 나온다면 흥미가 떨어진다. 자유계약을 하더라도 어느정도 키 제안을 두는 방안이 거론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