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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이 자라나고 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대표팀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계속 드는 생각이다. '대체 무슨 이유로 반대와 비난을 감수하면서 까지 포함시킨 것일까?' 대표팀 내에서 포워드 허 웅(25·1m86)과 가드 허 훈(23·1m81)이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희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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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전에서 허 훈은 역시 교체투입돼 딱 10분 뛰었다. 4득점(2점슛 2개 시도 2개 성공, 3점슛 2개 시도 전부 실패) 3어시스트를 했다. 허 웅은 비교적 오래 나왔다. 20분간 12득점(2점슛 3개시도 3개 성공, 3점슛 6개 시도 2개 성공) 2리바운드를 남겼다.
주전과는 거리가 매우 먼, 그야말로 백업 선수인 셈이다. 이른 바 '가비지 타임'에 주전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10~15분 정도 코트를 달궈주는 정도의 역할만 하고 있다. 그렇다면 8강전 이후로는 이들의 역할 비중이 더 늘어나게 될까. 아쉽게도 그럴 가능성은 한없이 제로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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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포워드 허 웅도 비슷하다. 허 웅에게 기대하는 건 결국 외곽포 하나다. 그러나 예선 3경기에서 출전시간이 적은 탓에 3점슛을 별로 많이 던져보지 못했다. 13번 던져 6개 성공(46%). 확률은 좋은 편인데, 문제는 이미 허일영과 전준범이 전담 외곽 슈터로 확실한 포지셔닝을 해놨다는 점이다. 결국 허 웅도 잘해야 세 번째 슈터다.
물론 어느 팀이나 이런 백업 선수가 필요하다. 이들의 역할을 간과할 순 없다. 그러나 문제는 왜 하필 이 역할을 맡은 선수가 허 훈과 허 웅이어야 했느냐다. KBL리그에 '백업용' 선수가 그렇게 부족했을까. 그건 아니다.
허 재 감독은 이들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많은 비난을 받았다. 여전히 농구 팬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하지만 이런 점에 대해 말을 아끼며 뚝심 있게 버텨왔다. 굳이 그렇게까지 비난을 감수할 필요가 있었을까. 만약 실전에서 이들이 좋은 활약으로 팀에 큰 기여를 했다면 그게 조금은 가치있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기록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아쉽진 않은' 정도다. 충분히 대체가능 전력이라는 뜻이다. 허 훈과 허 웅이 8강 토너먼트에서는 허 감독의 이런 '큰 배려'에 조금은 부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