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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축제, 현장부터 더욱 성숙해져야 한다.
1차전이 터지고서는 심판 판정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경기 전 "제발 심판이 주인공이 되는 일만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던 KBL 관계자의 바람이 허무하게 날아갔다. 경기 초반에는 SK에 불리한 콜이 이어지다, 막판 DB쪽에 불리한 판정이 쏟아졌다.
2차전은 승리팀 DB 선수들이 작심 발언을 했다. 외국인 선수들이라 더 편하게 얘기한 것일 수 있는데, DB 외국인 선수들은 SK 선수들의 플라핑을 지적했다. 플라핑은 과도한 몸동작으로 파울을 유도하는 플레이를 말한다. 실제 지난 2경기에서 SK 선수들은 과도하게 코트에 쓰러졌다. 1차전 막판 승부처에서 자유투가 좋지 않은 최부경이 쓰러진 뒤 안영준이 대리 자유투를 쐈다. 최부경은 벤치에서 멀쩡히 경기를 지켜봤다.
하지만 현장도 심판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1차전 초반부터 판정 하나하나에 너무 민감하다. 팀 명운이 걸린 중요한 경기인 건 십분 이해하지만, 판정 하나하나에 항의를 하고 벤치와 코트에서 펄쩍펄쩍 뛰면 심판들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위에서 지적했듯이 오심도 많았지만, 느린 화면을 봤을 때 분명한 파울인데도 아니라고 흥분하는 선수들도 여럿 있었다. 이건 분명 고쳐야 할 부분이다.
심판도 콜 하나하나에 들어오는 항의에 생각이 많아지고, 이에 자기도 모르게 보상판정이 나온다. 신중한 건 좋은데, 계속해서 애매한 경우 비디오판독을 해버리니 경기 흐름도 끊어진다. 심판들도 각성해야 하지만, 이는 감독들과 선수들도 심판들을 도울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플라핑도 마찬가지. SK 선수들의 몸짓은 분명 문제가 있다. 2차전 4쿼터 로드 벤슨(DB)의 팔꿈치에 김민수(SK)가 쓰러졌다. 벤슨의 팔이 김민수의 몸에 닿은 건 명확했지만, 목을 꺾으며 쓰러질 정도의 힘이 들어가지 않은 건 TV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DB 선수들의 저격을 받은 안영준, 그리고 최부경 등도 액션이 크다.
그렇다고 DB 선수들만 옹호 받을 상황도 아니다. 1차전 버튼도 분명 팔꿈치로 상대 선수를 밀치고, 자신은 문제 없다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벤슨도 볼 경합 상황에서 김민수의 얼굴을 가격했다. 고의는 아닐 수 있지만, 맞는 상대 선수 입장에서는 고의 여부와 관계없이 억울하다.
심판 판정의 경우 심판들도 할 말이 있을 것이고 각 팀 벤치도 마찬가지다. 플라핑 논란도 어떤 한 쪽 의견만 들어서는 안된다. 참 풀기 어려운 난제다. 아직 끝이 아니다. DB 우승까지는 2승, SK 우승까지는 4승이 남았다. 결국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는 이 문제들을 풀 수 있는 건 경기를 뛰는 당사자들이다. 감독, 코치, 선수들부터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강팀의 품격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서로를 존중하며 정정당당하게, 멋진 플레이를 보여줬으면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