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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좋았는데 2% 부족한 것이 있었다?
이 등장 뿐 아니라 모든 이벤트에 선수들이 열심히 참여했다. 올스타전이라는 축제의 장에서 진심으로 즐기고, 팬들을 위하겠다는 마음이 느껴졌다. MVP를 수상한 디온테 버튼(DB) 역시 본경기와 이벤트 뭐 하나 빠짐 없이 열과 성을 다해 임했다. 최준용(서울 SK 나이츠)은 올스타전 분위기를 살린 '숨은 MVP'였다.
KBL도 많은 아이디어를 내며 노력했다. 지난해 '마네킹챌린지' 이벤트로 좋은 평가를 받은 데 이어 올해는 최준용 몰래카메라로 '대박'을 터뜨렸다. 양동근(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의 최준용 도발 '이마 드리블'에 테크니컬 파울을 주지 않는, 정규리그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운영의 묘'도 발휘했다.
매 시즌 올스타전 후 나오는 얘기다. 아무런 긴장감이 없고, 외곽슛 경연을 보는 듯 하다. 심지어 KBL이 야심차게 기획한 3X3 OB 최강전도 3점슛 쇼일 뿐이었다. 팬들이 올스타전 현장을 찾고, TV로 경기를 보는 건 최고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뭉친 팀은 어떤 창의적인 패스 플레이가 나오고, 어떤 화려한 플레이가 나오느냐를 보고 싶어서다. 그만한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 모인 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 번의 앨리웁 덩크만으로 화려한 플레이를 보여드렸다고 하기엔 민망하다. 이럴거면 경기 외에 각종 이벤트만으로 올스타 쇼를 꾸미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내년 올스타전부터는 이벤트에서 보여준 선수들의 열정이 경기에까지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물론, 정규리그 대비 부상 등의 이유로 몸을 사려야 하는 측면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프로 선수가 올스타 경기라도 팬들 앞에서 뛰는 경기에서 지나치게 몸을 사린다는 자체가 프로 정신에 어긋나는 일이다. 농구를 잘하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치열하게 뛰면서도 상대가 다치지 않게 배려하는 플레이를 충분히 할 수 있다.
버튼은 MVP 수상 후 "팀 승리를 위해 그저 열심히 뛰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누가 막든, 안막든 진짜 열심히 했다. 다른 동료 선수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좋은 마인드였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