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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41)에 이어 김주성(38)도 멋진 은퇴투어를 통해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을까.
김주성은 17일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전까지 16시즌 동안 통산 711경기에 출전해, 평균 31분31초를 소화하며 14.24득점-6.1리바운드-2.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차례 팀 우승을 이끌었다. 통산 득점 2위(1만124점), 리바운드 2위(4366개), 블록슛 1위(1028개)에 올라있다. 블록슛 1000개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김주성 뿐이다. 김주성은 블록슛 기록에 큰 애착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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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이 누린 은퇴투어의 영광을 김주성이 프로농구 최초로 받을만 하다.
일단 DB 구단은 적극적이다. 홈인 원주종합체육관 코트와 DB 선수 유니폼에 김주성의 등번호인 '32'번을 새긴다. 구단 차원에서 은퇴투어라고 이름을 붙이기에는 민망하기에 조심스럽지만, 마지막 원정경기를 하기 전 한정판 유니폼을 상대팀에 선물하기로 했다. 원정팀 선수들과 함께 기념촬영도 한다. 평소 사회공헌활동에 관심이 많았던 김주성이기에, 유니폼 추첨 팬 응모 행사로 수익금을 마련해 대한장애인농구협회에 기부할 계획도 세웠다.
구단 행사에 그치지 말고 KBL(한국농구연맹)과 나머지 9개 구단이 힘을 합쳐 더욱 성대한 은퇴투어를 열어주는 게 좋다. 떠나는 선수에게도 영광이고, 이를 지켜보는 후배들에게는 동기부여가 된다. 구단은 베테랑 선수들이 일찍 은퇴를 결정해주면, 말년에 연장 계약 문제를 놓고 얼굴 붉힐 일이 없어 좋다. 프로농구 전체로도 이슈가 되며 흥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통산 득점(1만3231점), 리바운드(5235개) 1위의 또 다른 전설 서장훈이 은퇴할 때는 은퇴투어가 생소했고, 주희정은 시즌 종료 후 갑작스럽게 결정돼 여건이 안 됐다. 좋은 선례를 만들 수 있을 때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이승엽 은퇴투어 아이디어를 삼성 구단에 먼저 제의하고, 함께 성공적인 이벤트를 만들어냈다. KBL 역시 "우리도 김주성 선수의 은퇴와 관련해 도울 수 있는 내용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약속했다.
당장 내달 5일 김주성은 서울 SK 나이츠의 홈구장인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을 마지막으로 방문한다. 상징적인 기념품을 선물하는 것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건 김주성이 마지막으로 상대팀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인사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농구계가 빠르게 힘을 모아야 할 타이밍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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