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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두번의 무릎 수술' 윤예빈의 데뷔는 지금부터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7-08-21 16:38


윤예빈. 사진제공=WKBL

"많이 힘들었어요. 소외감도 들고, 부모님께 감사했습니다." 윤예빈(삼성생명)은 울먹였다.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의 가드 윤예빈은 온양여고 졸업 후 지난 2015년 WKBL(여자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입단했다. 1m80의 장신 가드로 주목을 받았으나 입단하고 2시즌을 제대로 뛰지 못했다. 부상 때문이다.

신인 지명 당시 이미 오른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부상으로 수술을 받고 재활중이었던 윤예빈은 복귀일이 계속해서 미뤄졌다. 지난해초 조심스럽게 훈련을 시작했지만, 같은 부위를 다시 다치면서 지난해 5월 재수술을 받았다. 두번의 수술과 2년 가까운 재활로 몸도 마음도 지칠 수밖에 없었다. 윤예빈은 지난 2016~2017시즌 막바지에 2군 경기와 1군 경기에 한 차례 출전하면서 '프로의 맛'을 살짝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박신자컵은 윤예빈에게 의미있는 경기다. 비로소 아프지 않은 몸으로 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2017~2018시즌 개막을 앞두고,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

첫 경기부터 펄펄날았다. 21일 속초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와의 개막전에서 선발로 출전한 윤예빈은 풀타임에 가까운 34분27초를 뛰며 12득점-4리바운드-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몸 싸움 가세에도 주저 없었고, 파울을 유도하는 노련한 플레이도 선보였다. 삼성생명은 윤예빈, 이주연 등 돌아온 부상 선수들의 맹활약에 힘입어 80대73으로 승리했고, 윤예빈은 수훈선수로 선정됐다.

경기 후 윤예빈은 "훈련 중에 연습 경기도 많이 뛰면서 체력을 끌어올리고 있었는데, 확실히 실제 경기와는 다른 것 같다. 아직 조금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 긴장하지 않고 연습경기라 생각하며 최대한 즐기려고 했는데 체력이 부족했다"며 아쉬워 했다.

통증은 없지만 부상 부위에 대한 염려를 완전히 떨쳐내진 못했다. "아직 불안감이 조금은 있는 것 같다"는 그는 "몸을 사리면 더 다친다고 해서 적극적으로 몸싸움도 하려하고, 다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씩씩한 모습을 보였다.

재활 기간 마음고생을 떠올릴 때는 울컥하기도 했다. 윤예빈은 "많이 힘들었다. 소외감을 느끼기도 했고, 기다려주신 부모님께 많이 감사했다"면서 "동기들의 활약이 부럽기도 했지만 내게도 기회는 올 것이라 생각하면서 버텼다. 구단이나 선배들이 모두 잘해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삼성생명은 이미선 은퇴 이후 확실한 후계자를 찾지 못했다. 1번(리딩 가드)의 부재는 앞으로 강계리를 비롯해 윤예빈 이민지 이주연 등이 경쟁 체제로 채워질 예정이다.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윤예빈은 "서로 경쟁하면서 배우고, 기회가 된다면 1번에 어울리는 선수가 되고 싶다. 이번 대회는 최대한 즐겁게 뛰고 싶다. 다치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며 각오를 밝혔다.


속초=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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