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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안양 KGC인삼공사의 정신력이 지친 서울 삼성 썬더스를 꺾었다.
쉬운 상대가 없었다. 정규리그를 6위로 마친 전자랜드는 오히려 삼성을 당황하게 하는 상대였고, 오리온은 삼성이 2승을 먼저 거둬놓고도 2패로 몰리며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5차전 역시 4쿼터 막판에야 승부가 결정났다.
체력적, 정신적 피로도가 엄청났다. '초인'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있다고 해도 베테랑 주희정을 비롯한 국내 선수들의 피로도는 숨길 수 없었다. 이상민 감독 역시 챔프전 6차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이야기를 몇 번 했는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주장 양희종도 어깨와 발목이 좋지 않고, 데이비드 사이먼과 이정현은 고질적인 발목 통증을 안고 뛴다.
플레이오프는 삼성이 훨씬 더 많이 치렀다고 해도, KGC 역시 선수들이 잔부상을 달고 있는 상태에서 정규 시즌을 마쳤고 충분한 회복 없이 4강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 임했다.
특히 챔프전 1차전에서 삼성과의 신경전이 발생한 후 KGC를 비난하는 여론이 많아 상처가 컸다. 김승기 감독은 "그래서 오늘(6차전) 꼭 끝내고 싶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여러가지 고민 속에서 거둔 첫 통합우승이라 더 뜻깊다.
김승기 감독은 챔프전을 앞두고 우승 공약으로 '충분한 휴가'를 내걸었다. "선수들과 회식을 하는 자리가 생기면 꼭 내게 휴가를 달라고 하는데, 이번에 우승을 하면 선수들이 말하지 않아도 내가 휴가를 많이 줄 생각이 있다"고 했다. 선수들은 기쁨 속에서 휴가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잠실실내=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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