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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KGC의 숙제, 느린 사이먼과 공존법 찾기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6-09-08 10:23


◇사이먼에게 작전 지시를 내리고 있는 김승기 감독.  사진=김 용 기자

사이먼 숙제를 잘 풀어야 KGC의 새 시즌 희망이 보인다!

지난 5일부터 시작된 일본 전지 훈련을 통해 시즌 개막을 준비하고 있는 KGC. 이번 시즌 KGC 경기력에 대해 기대를 거는 사람들이 많다. 외국인 선수 2명이 모두 교체됐고 한희원, 김종근 등 새롭게 가세한 선수들도 많기 때문. 그래서 이번 전지훈련이 중요하다. 선수들이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

변화의 핵심은 외국인 센터 데이비드 사이먼이다. 사실 KGC는 젊고 빠르며 역동적인 팀이다. 지난 시즌 찰스 로드를 외국인 센터로 뽑은 이유도 그랬다. 같이 달릴 수 있는 자원이 있으면 시너지 효과가 나겠다는 계산에 선수들이 "로드를 뽑아달라"고 건의하기도 했었다. 김승기 감독도 강력한 압박 수비를 중심으로 하는 농구를 구사하기에, 꼭 로드가 아니더라도 비슷한 유형의 선수가 있으면 전술 구상이 쉬울 수 있었다.

그러나 김 감독의 선택은 정통 센터 사이먼이었다. 사이먼은 안정적인 포스트업과 리바운드, 수비 등이 좋지만 스피드와는 어울리지 않는 선수다. 그러나 외국인 드래프트 1라운드 9순위 선택권을 가진 KGC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었다. 남은 자원 중 최선의 선택이었기 때문. 김 감독은 "우리와 성향이 안맞는다고 무리수를 둘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이번 시즌 KGC의 팀 컬러 스타일이 확 바뀔수도 있다. 아무래도 국내 프로농구 특성상 외국인 센터 자원 중심으로 경기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속공보다는 세트 오펜스 중심이 될 수 있다.

김 감독도 이 부분을 잘 알고있다. 이번 전지훈련 기간은 시험 무대다. 김 감독은 "빠르고, 상대를 질리게 만드는 농구를 하고 싶은 건 지금도 여전하다. 그리고 그렇게 할 것이다. 다만, 사이먼이 어디까지 따라와줄 수 있는 지를 체크하는 게 중요하다. 외국인 센터가 소화할 수 없는 농구를 미련하게 밀어부치는 것도 잘못된 일이다. 사이먼이 공-수에서 소화 가능한 팀 밸런스를 만드는 게 중요한 작업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스피드 부분은 어쩔 수 없지만, 그로 인해 더욱 좋아진 점도 분명히 있다. 정통 센터 사이먼이 들어오며, 수술 후유증이 있는 오세근이 골밑에서 느끼는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오세근은 "사이먼이 팀 수비에만 조금 더 녹아들면 좋은 역할을 해줄 것 같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주장 양희종도 "골밑에서 수비, 리바운드 등은 확실하게 해줄 수 있는 선수가 있어 좋다"고 반겼다.

과연 김 감독이 KGC 특유의 신바람 컬러를 잃지 않으면서, 사이먼 활용법을 찾아낼 수 있을까.


가와사키(일본)=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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