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값진 활약이었다. 안양 KGC 오세근 얘기다.
오세근은 14득점 9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무릎이 아파 신인 시절처럼 무섭게 뛰어다니지는 못하지만, 1차전 상대 센터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성실하게 막아내며 팀 승리 기반을 놓았다.
이날 경기도 마찬가지. 1쿼터에만 파울 3개를 범하고 3쿼터 시작하자마자 파울을 저질러 어려움을 겪을 뻔 했다. 하지만 승부처이던 3쿼터 중반부터 힘을 냈다. 상대 센터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쿼터 종료 4분여를 남기고 파울트러블에 걸리며 빠진 틈을 노렸다. 자신도 파울트러블 상황이었지만, 정말 필요할 때 집중력을 발휘했다. 동료 센터 찰스 로드와 함께 삼성 골밑을 헤짚었다. 무리한 플레이가 아니라, 빈 곳을 노리는 영리한 움직음으로 로드와의 2대2 플레이를 통해 손쉬운 득점을 올렸다.
오세근은 토종 최고 센터로 혼자 경기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몇 안되는 플레이어다. 공-수 모두에서 파괴력이 엄청나다. 하지만 최근에는 부상 여파로 당시 파괴력을 조금은 잃은 모습. 하지만 뛰어난 농구 아이큐는 어디 가지 않았다. 몸으로 상대를 이겨내지 못할 때 영리한 움직임으로 골밑에서 쉽게 받아먹고, 어시스트를 해주며 경기를 풀었다. 자신이 주연이 되지 못하더라도, 팀 승리에 도움이 되는 조력자로 이번 플레이오프 캐릭터를 확실히 잡았다.
김승기 감독은 경기 후 "세근이가 마지막 파울 안하겠다고 믿어달라고 하더라. 워낙 머리가 좋은 선수기 때문에 파울 안할 것으로 믿었다. 끝까지 잘버텨줬다"며 칭찬했다.
안양=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