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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 1위' 허 웅 "허 재 아들이라 기쁘고 행복"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12-22 10:29


사진제공=KBL

올스타 팬투표 1위.

종목을 떠나 프로 스포츠 선수가 평생 1번 이룰 수 있을까 말까 한 엄청난 업적이다. 자신의 팀을 응원하는 팬들 말고도, 더욱 폭넓은 지지를 받아야 '전국구 스타'로 인정을 받게 된다.

원주 동부 프로미 허 웅은 프로 2년차에 이 대업을 이뤘다. 허 웅은 2015~2016 프로농구 올스타전 팬투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농구 대통령' 아버지 허 재 전 전주 KCC 이지스 감독도 경험해보지 못한 영광의 자리다. 지난 시즌 프로에 데뷔해 적응을 마친 허 웅은 이번 시즌 32경기 출전 평균 32분14초를 소화하며 12.34득점 2.0리바운드 3.0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동부의 신바람을 이끌고 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완전히 달라진 모습, 본인이 생각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자신감이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첫 시즌과 비교하면 확실히 자신감이 생겼다. 이번 시즌도 초반에는 어느정도 내 플레이에 만족했지만, 경기수가 늘어나며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지금에 만족할 수 없다. 더 많이 배워야 한다.

-허 웅-두경민 체제로 동부 가드 라인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처음에 경민이형과 내가 안맞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다. 하지만 우리 두 사람은 플레이 스타일이 다르다. 경민이형은 슛이 좋고, 나는 슛보다 돌파에 이은 공격을 선호하는 스타일이다. 그 시너지 효과가 잘 나타나는 것 같다. 중요한 건 나와 경민이형이 잘할 수 있는 것은 박지현, 김현중 형들의 존재 때문이라는 것이다. 항상 조언해주시고 자신감을 심어주신다. 이번 시즌 내가 얻은 자신감의 가장 큰 원천이다.

-가드의 경우 득점, 리딩 등 특화돼 성장하는 경우가 많다. 본인은 어떤 스타일의 가드가 되고 싶나.


(망설임 없이 단호한 말투로) 다 갖고 싶다. 리딩도 잘하고 슛도 좋고 돌파까지 하면 누구를 만나도 내가 압도할 수 있지 않겠나.

-김주성의 부상 복귀 후 동부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같은 팀 후배로서 느끼는 김주성 효과는?

다른 설명이 필요 없다.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같은 팀원으로 시합을 뛰면서 정말 많이 배운다. 특히, 최근에는 주성이형이 외곽에서 플레이하는 경우가 많은데, 패스가 워낙 좋다보니 나에게까지 찬스가 많이 난다.


사진제공=KBL
-정말 빨리 올스타전 최고의 별이 됐다. 최근 인기를 실감하고 있나.

일단 1년에 1번 있는 중요한 무대에 내가 1등으로 초청됐다는 자체가 기쁘고, 팬들께 감사하다. 팬들의 기대치에 보답할 수 있는 농구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백화점에 가거나 시내에 나가면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나를 떠나 농구 전체 인기는 예전에 비해 많이 가라앉아 있다고 생각한다. 아버지 시대에는 농구 선수들이 연예인 톱스타와 비슷한 인기를 누리지 않았나. 스타 플레이어가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후배 농구 선수들이 다같이 노력했으면 좋겠다. 물론, 나도 정말 열심히 할거다.

-올스타 뿐 아니다. 아버지에 이어 베스트드레서로도 선정됐다.

신인 드래프트 때 입은 옷이 잘보여 선정된 것 같다. 기분 좋았다. 평소에 패션에 큰 관심은 없고 어머니와 같이 가서 골랐는데 큰 상을 받았다.(웃음) 어머니께 감사하다.

-이번 시즌 활약을 보고 아버지는 뭐라고 하시나. 근황은?

항상 자신있게 하라고만 말씀해 주신다. 기술적인 조언은 거의 해주시지 않는다. 아버지는 최근 낚시나 골프 등 취미 생활을 즐기시며 휴식중이다.

-너무 큰 아버지를 만났다. 자신의 농구 인생에 도움이었나, 부담이었나.

솔직히 어렸을 때는 정말 부담스러웠다. 농구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청소년 대표가 됐는데, 내가 뽑힌 논란으로 뉴스에도 나오고 했다. 항상 불안하고 욕 먹는 느낌이었다. 아버지 그늘 안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는 생각에 힘들었다. 하지만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열정을 가지며 조금씩 이겨내고 있는 단계다. 지금은 내 아버지가 허 재라는 사실이 기쁘고 행복하다. 남들은 되고 싶어도 못되는 것 아닌가.

-동생(허 훈, 연세대)이 형의 활약을 보며 의욕을 더 불태울 것 같다.

사실 시즌 전 열린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동생이 먼저 화제가 됐다. 내가 봐도 농구를 잘한다. 내가 동생보다 못할 수도 있다. 동생이 잘하고 화제가 되니 너무 좋았다. 동생이 잘해 질투가 나는 건 절대 없다. 우리는 가족이니까. 오히려 못하면 화가날 것 같다. 대학 때도 같은 팀에서 경쟁을 했는데, 프로에서도 형-동생을 떠나 경쟁하는 사이가 되고 싶다.

-두 사람의 스타일 차이를 설명한다면.

나는 공격적이다. 슛과 돌파에 자신이 있다. 반면, 훈이는 리딩이 강한 전형적인 포인트가드다.

-이번 시즌 목표와 미래의 각오가 궁금하다.

이번 시즌 가장 큰 목표는 베스트5 수상이다. 여기에 기량발전상도 받고 싶다. 아, 인기상도 추가다.(웃음) 상은 상대로 다 받고 싶다. 프로 선수가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 팀을 우승시키고 MVP 자리에 오르는 선수가 되고 싶다. 이는 모든 프로 선수들의 꿈이다.


원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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