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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KGC와 삼성의 경기.
두 선수는 스타팅 멤버로 출전하지 않았다. 두 선수 모두 1쿼터 중반 본격적으로 선을 보였다.
초반은 삼성의 상승세. 라틀리프의 골밑 장악과 속공이 효율적으로 작동하면서 25-15, 10점 차로 앞서갔다. 문태영이 가세한 삼성은 묵직한 힘이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너무나 이른 판단이었다.
삼성의 약한 가드진과 강한 골밑을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이 부분이 먹혔다. 삼성 이호현과 박재현은 KGC의 압박에 고전했다. 패스하는 것조차 버거워 보였다. 결국 2쿼터 4분 이정현의 연속 3점포 2방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반면 문태영은 간간이 미드 레인지 점프슛을 성공시켰지만, 수비는 여전한 약점이 있었다. 게다가 3쿼터 시작하자 마자 볼을 스틸하는 과정에서 판정에 강하게 항의, 테크니컬 파울을 받기도 했다.
삼성은 주희정이 3쿼터에 투입됐다. 패스에 숨통이 틔였지만, 효율적이진 않았다. KGC는 더욱 강한 압박과 기습적인 트랩 디펜스로 삼성 공격의 맥을 끊었다.
3쿼터 이정현은 완벽히 경기를 지배했다. '붙으면 파고, 떨어지면 쏘는' 슈터의 정석을 그대로 보여줬다. 여기에 기회가 날 때마다 골밑돌파로 찰스 로드와의 효율적 2대2 공격을 만들어냈다.
확실히 대표팀을 갔다 온 이후 업그레이드되는 장면.(대표팀에 갔다 온 뒤 극적으로 기량이 향상되는 경우가 많다. 남자에서는 양동근, 여자에서는 박혜진이 대표적인 예다. 더욱 레벨 높은 경기를 치른 뒤 갖는 자신감과 여유가 그 원천이다.) 결국 3쿼터 사실상 승부가 결정났다.
이정현은 무려 33득점을 폭발시켰다. 이정현을 마크할 수 있는 삼성의 마땅한 카드가 없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정현의 경기력 자체가 예전에 정통적인 슈터에 가까웠다면, 이날은 완벽한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였다.
돌파와 패스, 그리고 득점을 무차별적으로 터뜨렸다.
올 시즌 토종선수 최다득점 기록이다. 종전은 2015년 9월24일 KT 이재도가 31점을 기록한 바 있다.
이정현의 맹활약과 함께, KGC는 찰스 로드가 리카르도 라틀리프와의 맞대결에서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더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라틀리프는 22득점, 13리바운드, 찰스 로드는 27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물론 두 선수의 활약상은 단순한 기록지로 비교할 부분은 아니다. 게다가 KGC는 잘 짜여진 조직력과 가드진의 협력이 있었지만, 삼성은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로드의 경우 뛰어난 운동능력과 파워로 골밑 뿐만 아니라 미드 레인지 부근에서도 라틀리프를 압박했다. 반면 라틀리프는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된 단순한 공격루트와 속공 시 효율적인 패스가 투입되지 않았을 때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모습이 있었다.
결국 KGC는 삼성은 94대82, 12점 차로 대파했다. 체감 스코어 차는 더욱 컸다. KGC와 삼성은 1라운드를 4승5패, 공동 5위로 마쳤다. 안양=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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