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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농구 창원 LG 세이커스의 외국인 선수 트로이 길렌워터(27)는 지난 주말 2015~2016시즌 KCC 프로농구 개막전을 앞두고 선수들 앞에 섰다. 김 진 감독이 선수들에게 주문 사항을 전달한 직후에 "할 말이 있다"며 일어서더니 복사물을 돌렸다. 인쇄물에는 창원 LG를 최하위 전력으로 평가한 미디어 전망이 담겨 있었다.
동료 선수들은 물론, 구단 프런트, 코칭스태프 모두 놀랐다. 라커 뒤편에서 선수단 미팅을 지켜 본 김 진 감독은 "유인물을 주길래 받았는데, 길렌워터가 책임감이 강한 선수라는 걸 느꼈다"고 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에이전트와 지인을 통해 최하위 전력 평가 소식을 접하고 팀 매니저에게 복사물 15장을 부탁했다.
길렌워터는 시즌 초반 기대한 대로 김종규가 빠진 상황에서 공격을 주도했다. 지난 12일 서울 삼성 썬더스와의 개막전에서 33분50초 동안 출전해 30득점-10리바운드, 13일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전에서 29득점-1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2경기에서 평균 29.50득점-10.5리바운드 특급 활약을 했다. 해결사다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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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진 감독은 "오리온스 시절에 '게으르다'는 등 안 좋은 얘기가 있었다. 본인도 이런 소문을 잘 알고 있다며 억울해 했다. 사실 조금 걱정을 했는데, 직접 접해보니 전혀 다른 선수였다"고 했다.
지난 2경기에서 길렌워터는 팀에 긍정의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김 진 감독은 길렌워터가 "책임감을 갖고 팀 리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하자 부주장을 맡겼다. 주장 김영환과 함께 손발을 맞춰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 이쯤되면 '효자 용병'으로 불러도 될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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