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소문(?) 다른 길렌워터, 창원 LG의 긍정 에너지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5-09-17 06:45


창원 LG 세이커스 외국인 선수 길렌워터가 12일 서울 삼성전에서 골밑돌파를 시도하는 모습. 사진제공=창원 LG 세이커스

창원 LG 세이커스의 외국인 선수 길렌워터가 13일 인천 전자랜드전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제공=창원 LG 세이커스

남자 프로농구 창원 LG 세이커스의 외국인 선수 트로이 길렌워터(27)는 지난 주말 2015~2016시즌 KCC 프로농구 개막전을 앞두고 선수들 앞에 섰다. 김 진 감독이 선수들에게 주문 사항을 전달한 직후에 "할 말이 있다"며 일어서더니 복사물을 돌렸다. 인쇄물에는 창원 LG를 최하위 전력으로 평가한 미디어 전망이 담겨 있었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가드 김시래가 군에 입대하고, 문태종이 이적한 창원 LG를 최하위 전력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선수가 라커에서 동료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준 것도 이례적인 일이지만, 발언 내용은 더 놀라웠다.

"이 평가 내용을 보면, 우리 팀이 최하위 전력이다. 우리가 똘똥 뭉쳐서 이런 평가를 불식시키자. 우리는 충분히 잘 할 수 있다."

동료 선수들은 물론, 구단 프런트, 코칭스태프 모두 놀랐다. 라커 뒤편에서 선수단 미팅을 지켜 본 김 진 감독은 "유인물을 주길래 받았는데, 길렌워터가 책임감이 강한 선수라는 걸 느꼈다"고 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에이전트와 지인을 통해 최하위 전력 평가 소식을 접하고 팀 매니저에게 복사물 15장을 부탁했다.

길렌워터는 시즌 초반 기대한 대로 김종규가 빠진 상황에서 공격을 주도했다. 지난 12일 서울 삼성 썬더스와의 개막전에서 33분50초 동안 출전해 30득점-10리바운드, 13일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전에서 29득점-1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2경기에서 평균 29.50득점-10.5리바운드 특급 활약을 했다. 해결사다운 모습이다.


창원 LG는 지난 여름 KBL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길렌워터를 전체 8순위로 뽑았다. 기량은 지난해 고양 오리온스에서 충분히 검증을 받았기에 걱정이 없었다. 그런데 오리온스 시절에 나돌았던 안 좋은 소문이 마음에 걸렸다.

김 진 감독은 "오리온스 시절에 '게으르다'는 등 안 좋은 얘기가 있었다. 본인도 이런 소문을 잘 알고 있다며 억울해 했다. 사실 조금 걱정을 했는데, 직접 접해보니 전혀 다른 선수였다"고 했다.

지난 2경기에서 길렌워터는 팀에 긍정의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김 진 감독은 길렌워터가 "책임감을 갖고 팀 리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하자 부주장을 맡겼다. 주장 김영환과 함께 손발을 맞춰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 이쯤되면 '효자 용병'으로 불러도 될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