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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웰 빠진 전자랜드, '유도훈표' 농구는 계속 된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5-09-15 11:08


사진제공=KBL

전자랜드 새 외국인 선수 안드레 스미스가 자유투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제공=KBL

남자농구 전자랜드는 2014~2015시즌까지 외국인 선수 리카르도 포웰(현재 KCC)에 대한 의존도가 심했다.

포웰에게 주장을 맡겼다. 그의 폭발적인 경기력은 한순간 팀 분위기를 바꿔놓을 정도로 강력했다. 그의 맹활약으로 승리한 경기가 많았다. 그랬던 캡틴 포웰은 2015~2016시즌 전자랜드에 없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시즌 전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포웰(1m96)을 포기하고 대신 안드레 스미스(30·1m98)를 장신 외국인 선수로 선택했다. 이번 시즌 새로 도입된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1m93) 규정으로 1㎝라도 큰 장신 선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단신 외국인 선수로는 알파 뱅그라(35·1m91)를 선택했다.

일부에선 전자랜드가 검증된 포웰을 버리고 KBL리그 경험이 전무한 스미스와 뱅그라 둘을 선택한 걸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스미스는 지난 1월 무릎 수술까지 받았다.

하지만 전자랜드는 시즌 개막 2연전(12~13일)에서 kt와 LG를 차례로 완파했다. kt를 9점차(86대77), LG를 7점차(89대82)로 제압했다.

스미스는 포웰 처럼 코트를 화려하게 지배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대신 그는 실속있는 플레이를 했다. kt전 31득점, LG전 14득점으로 올렸다. 골밑에서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해주며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전천후 포워드 뱅그라는 두 경기에서 29득점을 올렸다.

전자랜드는 포웰의 부재와 상관없이 '유도훈표' 농구를 더욱 정교하게 만들고 있다. 전자랜드는 최근 몇 년간 매 시즌 다크호스로 꼽힌다. 선수 개인의 명성과 기량만 놓고 보면 국가대표로 발탁될 수 있는 선수가 눈에 확 들어오지 않는다. 대신 전체를 놓고 보면 유도훈 감독의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운 팀 농구에 잘 녹아들었다.

전자랜드 토종 선수들은 두 경기를 통해 매우 고른 활약을 펼쳤다. 주포 정영삼은 물론이고 정효근 김지완 정병국 주태수 등이 공수에서 자기 몫을 해주었다. 특히 비 시즌 기간 동안 필리핀 히네브라에서 뛰고 온 포인트 가드 김지완의 플레이에는 한층 자신감이 붙었다.


전문가들은 "전자랜드는 이번 시즌에 외국인 선수 의존도를 낮추고 토종들에게 역할 분담이 잘 됐을 때 지난 시즌 보다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올 수 있다"고 말한다. 포웰에게 쏠렸던 비중을 모두가 조금씩 나눠가질 경우 팀 경기력의 기복을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전자랜드는 선수 구성상 특정 선수 한 명의 원맨쇼로 최상의 성적을 낼 수 없다. 포웰이 빠졌지만 전자랜드 농구는 끈끈하다. 그래서 항상 강팀들을 긴장시킨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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