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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농구연맹(KBL)이 최근 10개 구단 선수 및 코칭스태프에게 받은 서약서 중 일부 내용이 논란의 소지를 갖고 있다.
서약서의 내용을 살펴보면 구구절절하다. 프로농구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일이 없도록 언행을 유의해야 한다 구단의 내부 정보에 속하는 사항에 대해 외부 누설행위를 금한다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부정행위 및 관여하는 행위를 금한다 도박 및 사행 행위를 금한다 의사 및 트레이너의 허가없이 불법적인 약물 사용을 금한다 등 총 18개 사항이 열거돼 있다.
이 중에는 29일 김영기 KBL 총재의 불법 스포츠 도박 및 승부조작 기자회견 때 논란이 됐던 최강의 선수를 기용하여 최선의 경기를 하도록 한다는 항목도 포함돼 있다. KBL 규약 17조 내용이기도 한 이 항목은 적용하는 과정에서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다. 김영기 총재는 불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팬 모니터링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이 17조를 기준으로 했다. 그러자 일부에선 감독의 재량권을 위협할 수 있는 결정이라며 반대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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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부 구단에선 이 서약서 항목이 선수나 코칭스태프 개인의 사생활 영역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수의 구단 관계자들에 따르면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이 서약서에 사인을 하는 과정에서 꼼꼼히 살펴봤을 가능성은 적다.
KBL은 지난 5월말부터 전창진 감독이 불법 스포츠 도박과 승부조작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궁지에 몰렸다. 또 최근엔 전 농구선수 A씨가 전 소속팀에서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KBL은 재발 방지 차원에서 이번 서약서를 받고 또 그걸 기반으로 고용 계약서 약관을 변경하는 작업까지도 진행하고 있다. 기존의 계약서는 허술한 부분이 많았다. 따라서 특정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부정한 행동을 하더라도 계약 파기와 벌금 등의 중징계를 내리기에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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