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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양동근 "너무 힘들어 날밤 샐 때가 많았다"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04-04 19:37


모비스 양동근과 가족들. 사진제공=KBL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플레이오프 MVP. 모비스 양동근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장에서 자리에 앉자 마자 "일단 빨리 끝나서 너무 좋다"고 했다.

그동안 너무 힘들었다. 대표팀 차출과 함께 매 경기 35분 이상을 뛴 정규리그. 플레이오프 4강과 챔프전에서도 그는 휴식시간이 거의 없었다.

양동근은 "좋은 환경에서 좋은 선수들과 같이 해서 이런 결과가 있는 것 같다. 감독님과 코치님들도 그렇다"며 "MVP는 대표로 받았다고 생각한다. 팀동료들이 나를 믿어주는 게 너무 고맙다"고 했다.

유재학 감독은 5년 계약을 했다. 양동근은 모비스와의 계약이 1년 남았다. 그는 "일단 내가 최대한 할 수 있는 것은 해야 한다. 코트에 있을 이유가 없어지면, 미련없이 은퇴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올 시즌 더욱 강력해진 양동근이다. 이런 발언은 의외다. 그는 "코트를 밟고 싶어하는 선수가 많다. 내가 코트에서 경쟁력이 없어지면 이름값으로 버틸 이유는 없다는 의미"라며 "기량이 떨어지면 은퇴를 심각하게 고려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양동근의 전성기가 쉽게 사라질 것 같진 않다. 모비스가 구단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KBL의 전설이 될 선수를 그냥 놔 둘 리도 만무하다.

양동근은 "장기적인 목표는 없다. 항상 단기적인 목표만 생각하고 선수생활을 했다. 앞 일은 알 수 없다. 부상을 입을 수도 있고, 그 시점이 은퇴가 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내일 그만두더라도 내가 항상 최선을 다했다는 자부심만은 가지고 싶다. 때문에 미련없이 은퇴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한국농구에는 재능이 뛰어난 선수가 단명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적으로 양동근은 포인트가드로서 타고난 재능은 없다. 그는 "항상 절박한 심정이 있다. 부유하게 자라지도 않았고, 어릴 때 게임도 많이 못 뛰고 선수생활을 포기할 위기도 여러차례 있었다"며 "잘하는 선수를 보면 항상 더 잘하려는 독기가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또 "선수는 기본적으로 출전시간이 불만을 가져서는 안된다. 나는 그 부분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출전시간이 적은 것은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자신에게 뭐가 문제인지 모른다는 게 문제"라고 강조했다.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상대팀 입장에서는 정말 감탄스러우면서도 얄미운 선수다. 어떤 변수에도 끄떡없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많이 힘든 부분이 있다.

양동근은 "회복력이 확실히 떨어진다. 밥 잘 먹고 잘 자는 게 체력 비결인데, 그 부분이 잘 되지 않는다. 저녁 게임이 끝나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다. 날을 샐 때가 많다. 그 다음날은 아무 것도 못한다고 했다. 원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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