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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밑이냐, 외곽이냐?'
하지만 두 팀은 1차전에서 서로의 약점을 노출했다. KB는 우려대로 높이에서 밀렸고, 반대로 신한은행은 외곽포가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다만 KB는 2-3 지역방어의 변형인 1-1-3라는 변형된 수비를 준비해오며 이를 보완하려 했지만 신한은행은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5승2패로 상당히 앞섰던 것만 믿고 별다른 대비책 없이 나섰다가 일격을 당했다.
KB는 이 수비가 나름 통하자 많은 시간동안 이를 활용했다. 가장 앞선에서 젊고 움직임이 빠른 홍아란이 신한은행 가드진의 드리블을 최대한 저지한 다음 바로 뒷선에서 변연하가 버티고 이어 정미란과 강아정이 양 사이드를 막는 방법이다. 스트릭렌이나 비키 바흐 등 외국인 선수는 가능하면 골대 밑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고 수비 리바운드를 따낸 것이 이 수비의 핵심이다. KB 서동철 감독은 1차전 이후 "완벽하게 작동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효과적이었다. 2차전에서도 좀 더 보완해 이를 밀고 나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KB도 경기 내내 골밑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KB의 2점슛 시도횟수가 단 21개에 그치며 신한은행의 41개에 비해 절반 수준밖에 안되는 이유다. 3쿼터에선 7분 가까이 골밑 공격을 성공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변연하가 터뜨린 3연속 3점포가 아니었다면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지난달 21일 열린 양팀의 시즌 6번째 맞대결에서 KB가 무려 27개의 3점슛을 시도했지만 단 1개의 성공에 그칠 정도로 외곽포는 컨디션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안정적인 골밑 2점포가 없다면 경기를 어렵게 가져갈 수 밖에 없다. 결국 KB로서는 비키 바흐의 높이를 활용하고, 홍아란과 김보미 등 파이팅 넘치는 선수들의 빠른 골밑 돌파가 더욱 절실하다.
짧은 시간 안에 약점을 완벽하게 보완할 수는 없다. 결국 이를 최소화시키고 장점을 최대화 하는 팀이 챔프전에서 우리은행의 맞상대로 결정될 것이다. 이는 정규시즌에서는 보기 힘든 단기전만의 매력이기도 하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