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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KT전 패배의 뼈아픈 교훈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02-17 08:36


16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인천 전자랜드의 경기가 열렸다.전자랜드가 삼성에 역전패를 당하며 승리를 내줬다. 아쉬운 표정으로 코트를 바라보고 있는 유도훈 감독.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12.16

사실 대세에는 지장이 없다. 전자랜드는 KT에게 일격을 당했다.

6위 전자랜드는 7위 KT에게 3.5게임 차로 추격당했다. 하지만 여전히 전자랜드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두 팀은 남은 경기가 6게임이다. KT가 남은 경기를 전승한다고 해도, 전자랜드가 3승만 하면 6강에 진출한다. 하지만 전자랜드는 두 가지 측면에서 뼈아픈 패배다. 일단 6위가 되면 빅3(모비스, 동부, SK)중 3위로 내려가는 팀과 6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반면 5위가 될 경우 LG, 오리온스 중 한 팀과, 4위가 될 경우 홈 어드밴티지를 확보하는 장점도 생긴다.

빅3는 매우 안정적이다. 최근 SK가 흔들리고 있지만, 전자랜드는 올 시즌 1승4패로 완벽한 열세다. 높이에 많은 문제가 생긴다. 게다가 모비스와 동부의 경우 조직력이 뛰어나다. 전자랜드의 조직력도 리그 최고 수준이지만, 결국 높이에서 열세 때문에 불리하다. 반면 LG와 오리온스의 경우 강한 전력을 가지고 있지만, 전자랜드 입장에서는 흔들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조직력보다는 개인 능력에 의존한 경기를 빅3보다 비교적 많이 펼치는 팀이기 때문이다.

유 감독은 구체적으로 6강에서 만날 팀의 호불호에 대해 언급하진 않는다. 아직까지 6강이 확정되진 않은 상황.

그러나 16일 경기 전 유 감독이 "6위보다는 5위, 5위 보다는 4위가 더 낫다"고 말한 배경에는 위에서 지적한 이유가 밑바탕에 깔려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부분이 있다. 전자랜드는 내부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게 최우선시 되어야 한다. 유 감독 역시 KT전에서 졸전 끝에 패한 뒤 "우린 9연패를 한 팀이다. 철저한 준비와 뜀박질 농구가 되지 않으면 남은 경기 전패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골밑은 전자랜드의 약점이다. 이렇다 할 토종 빅맨도 없다. 결국 6강 진출을 눈 앞에 둔 이유는 '팀 바스켓'을 철저히 한 산물이다.

하지만 16일 KT전에서 리카르도 포웰과 테런스 레더는 부진했다. 승부처에서 번번이 득점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수가 단절되는 현상이 있었다. 결국 패했다.


이런 약점을 유 감독이 지적한 것이다.

전자랜드는 미스매치 유발자다. 외곽의 공격 조직력이 좋다. 하지만 높이는 떨어진다. 김지완 정영삼 차바위 정병국 박성진 등을 번갈아 외곽에 배치하면, 결국 스몰포워드 자리에서 미스매치가 난다. 파워포워드 역할을 해야 하는 이현호 정효근 역시 높이가 뛰어난 빅맨들은 아니다. 반면 플레이오프에서 상대해야 할 팀들은 모두 전자랜드보다 높이에서 한 수 위다. 포지션별로 미스매치가 많이 난다.

결국 이런 약점을 전자랜드는 철저한 도움수비와 로테이션 디펜스로 막고, 강력한 압박으로 역습을 가한다. 공격 시에서는 외곽에서 전자랜드에게 유리한 미스매치가 난다. 이 부분을 철저한 패턴과 정확한 미드 레인지 점퍼로 공략했기 때문에 전자랜드는 전력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그 중심에는 유기적이고 끈끈한 팀원들간의 호흡이 있다.

하지만 포웰의 경우 수비력이 떨어진다. 레더는 공격이 비효율적이다. 순위 싸움도 해야 하지만, 6강 준비도 해야 하는 전자랜드다.

유도훈 감독은 이런 약점을 메우기 위해 "우리가 공격하는 지점 자체가 림에서 멀었는데, 더 철저한 준비로 공격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고 했다. KT전처럼 뛰어서는 승산이 없다. 이 부분을 유도훈 감독과 선수들은 잘 알고 있다. KT전은 전자랜드에게 소중한 교훈을 줬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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