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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대세에는 지장이 없다. 전자랜드는 KT에게 일격을 당했다.
빅3는 매우 안정적이다. 최근 SK가 흔들리고 있지만, 전자랜드는 올 시즌 1승4패로 완벽한 열세다. 높이에 많은 문제가 생긴다. 게다가 모비스와 동부의 경우 조직력이 뛰어나다. 전자랜드의 조직력도 리그 최고 수준이지만, 결국 높이에서 열세 때문에 불리하다. 반면 LG와 오리온스의 경우 강한 전력을 가지고 있지만, 전자랜드 입장에서는 흔들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조직력보다는 개인 능력에 의존한 경기를 빅3보다 비교적 많이 펼치는 팀이기 때문이다.
유 감독은 구체적으로 6강에서 만날 팀의 호불호에 대해 언급하진 않는다. 아직까지 6강이 확정되진 않은 상황.
하지만 더욱 중요한 부분이 있다. 전자랜드는 내부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게 최우선시 되어야 한다. 유 감독 역시 KT전에서 졸전 끝에 패한 뒤 "우린 9연패를 한 팀이다. 철저한 준비와 뜀박질 농구가 되지 않으면 남은 경기 전패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골밑은 전자랜드의 약점이다. 이렇다 할 토종 빅맨도 없다. 결국 6강 진출을 눈 앞에 둔 이유는 '팀 바스켓'을 철저히 한 산물이다.
하지만 16일 KT전에서 리카르도 포웰과 테런스 레더는 부진했다. 승부처에서 번번이 득점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수가 단절되는 현상이 있었다. 결국 패했다.
이런 약점을 유 감독이 지적한 것이다.
전자랜드는 미스매치 유발자다. 외곽의 공격 조직력이 좋다. 하지만 높이는 떨어진다. 김지완 정영삼 차바위 정병국 박성진 등을 번갈아 외곽에 배치하면, 결국 스몰포워드 자리에서 미스매치가 난다. 파워포워드 역할을 해야 하는 이현호 정효근 역시 높이가 뛰어난 빅맨들은 아니다. 반면 플레이오프에서 상대해야 할 팀들은 모두 전자랜드보다 높이에서 한 수 위다. 포지션별로 미스매치가 많이 난다.
결국 이런 약점을 전자랜드는 철저한 도움수비와 로테이션 디펜스로 막고, 강력한 압박으로 역습을 가한다. 공격 시에서는 외곽에서 전자랜드에게 유리한 미스매치가 난다. 이 부분을 철저한 패턴과 정확한 미드 레인지 점퍼로 공략했기 때문에 전자랜드는 전력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그 중심에는 유기적이고 끈끈한 팀원들간의 호흡이 있다.
하지만 포웰의 경우 수비력이 떨어진다. 레더는 공격이 비효율적이다. 순위 싸움도 해야 하지만, 6강 준비도 해야 하는 전자랜드다.
유도훈 감독은 이런 약점을 메우기 위해 "우리가 공격하는 지점 자체가 림에서 멀었는데, 더 철저한 준비로 공격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고 했다. KT전처럼 뛰어서는 승산이 없다. 이 부분을 유도훈 감독과 선수들은 잘 알고 있다. KT전은 전자랜드에게 소중한 교훈을 줬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