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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최다 24점 박병우, 어떻게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나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01-29 11:15


동부 박병우의 경기장면. 사진제공=KBL

올 시즌 동부 박병우에게는 위기였다.

프로 3년 차. 2012~2013 삼성에서 데뷔, 지난해 동부로 팀을 옮겼다. 동부는 김주성 윤호영, 데이비드 사이먼(앤서니 리차드슨) 등 트리플 포스트가 위력적이다. '동부산성'이라는 애칭도 있다.

반면 가드진의 능력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즌 전 동부의 전력을 평가할 때 '좋은 팀이지만, 우승후보가 되기는 2% 부족하다'고 말한 이유다.

그런 의미에서 박병우에게 올 시즌은 기회였다. 하지만 동시에 위기이기도 했다. 동부는 두경민과 함께 허 웅이 새롭게 가세했다. 팀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활동량을 보존해줄 수 있는 가드들이었다. 게다가 거침없이 올라가는 외곽포도 괜찮았다.

시즌 전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던 박병우에게는 기회가 없었다. 게다가 허 웅의 프로적응속도는 빨랐다. 강력한 수비와 함께 뛰어난 활동력을 보여주면서 동부의 활력소가 됐다.

박병우는 "조급증이 있었다. 조금의 출전기회가 있을 때 그런 조급증 때문에 내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어이없는 실수를 하고 코트에서 물러설 때가 있었다"고 했다.

박병우에게는 힘든 시간이었다. 동부 베테랑의 역할이 빛났다. 김주성과 김현중에 박병우를 격려했다. "다른 생각하지 말고 운동만 열심히 하자. 그러면 꼭 기회가 온다"고 말해줬다.

그는 매우 성실했다. 힘든 시기였지만, 야간 훈련을 빼 먹지 않았다. 김주성은 "박병우는 항상 준비자세가 좋다. 잘 뛰지 못하면서도 항상 야간연습에 빠지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그에게 기회가 왔다. 두경민(발목)과 허 웅(어깨)이 동시에 빠졌다. 동부 입장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박병우에게는 완벽한 기회였다.

그의 준비는 무서웠다. 윤호영까지 빠진 28일 원주 오리온스전. 박병우는 24득점을 올렸다. 프로 데뷔 이후 개인 최다득점을 세웠다.

박병우는 "경기 전 공격에 구멍이 생길 것 같아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적극적으로 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그는 2대2 공격에 능하다. 김주성은 "(박)병우가 뛸 때 볼 흐름이 매우 좋다. 그만큼 자신이 볼을 잡으면 골밑의 동료를 보는 눈이 좋다는 의미"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동부는 3위를 달리고 있다. 모비스와 SK의 2강 체제를 깨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동시에 9연승을 달리는 LG의 압박에도 견뎌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박병우의 폭발은 너무나 반갑다. 그는 항상 언밸런스한 드리블과 스텝을 가지고 있다. 교과서적이지 않지만, 자신만의 노하우가 담긴 테크닉이다. 때문에 상대 수비는 더욱 힘들다. 게다가 좋은 외곽포와 2대2 능력, 준수한 리딩능력까지 겸비하고 있다. 그가 성장하면 동부는 큰 힘을 얻게 된다.

박병우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했다. 그는 "순발력이 떨어지는데, 이 부분에 대한 보강이 필요하다. 그리고 2대2를 할 때 좀 더 상대에 맞는 위치선정과 패스가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철저한 준비로 기회를 잡은 그의 말이 가볍지 않다. 원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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