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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는 끝났다. 하지만 삼성은 여전히 고민이 많다. 이상민 감독의 딜레마이기도 하다.
하지만 올 시즌이 끝나면 외국인 선수 제도는 바뀐다. 2명의 선수가 뛴다. 기존 외국인 선수는 재게약을 할 수 없다. 때문에 대부분 팀들은 외국인 선수 트레이드를 꺼렸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우승에 칼을 꺼내든 오리온스가 결단을 내렸다. 삼성은 이호현이라는 장래성있는 가드와 함께,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권 픽을 뽑을 수 있는 확률을 2배로 늘렸다.
결국 모든 것을 따졌을 때 삼성과 오리온스는 윈-윈 트레이드다.
문제는 삼성의 남은 시즌이다. 딜레마가 있다. 어느 정도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 삼성 이상민 감독은 "(라이온스의 트레이드가) 시즌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여기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이 감독은 향후 2~3년의 삼성 리빌딩 계획이 머릿속에 있다. 여러가지 변수를 감안한 복합적인 계산법이다. 삼성 프런트에서도 '이상민 체제'에 대한 믿음이 있다. 적어도 앞으로 2년 정도는 기회를 줄 생각을 가지고 있다.
삼성의 객관적인 전력은 최하위다. 리오 라이온스가 있을 때, 김준일과 라이온스는 삼성의 핵심으로 활약했었다. 때문에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시즌 전 키스 클랜턴이 부상은 모든 것을 헝클어 놓았다. 결국 계산이 빗나갔다.
성적과 리빌딩은 상호보완적 관계다. 시즌 전 이 감독의 계산은 기존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주면서 경기 경험을 통해 전체적인 팀의 체질을 바꿔놓는다는 것이었다. 여기에서 필수적 요소는 승리의 경험 속에서 생기는 기량의 향상이다.
하지만 올 시즌 삼성은 패배가 많았다. 결국 시즌 막판 성적보다는 리빌딩의 비중을 높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경쟁력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 의미있는 실전경험이 있어야 리빌딩도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민 감독은 "라이온스만 트레이드한 것은 올 시즌 끝까지 경쟁하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사실 삼성 입장에서는 추가 트레이드를 통해 또 다른 전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했다. 기본적으로 쓸만한 선수 자원이 너무나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감독과 삼성 프런트는 '더 이상 트레이드는 없다'는 합의를 했다. 효율적인 리빌딩과 올 시즌 경기력의 딜레마 사이에서 내린 결론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