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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나오면 많은 관심을 받을줄 알았지만, 실상은 아니었다. 미아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승준이 새 팀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몇 가지 이유들이 있다. 일단 지난 시즌 9위에 머물렀던 KGC는 이승준 영입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세근이 상무에 입대해 토종 센터가 필요하고 샐러리캡에 여유가 있어 유력한 행선지로 거론됐지만, 이승준 영입이 팀 전력을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될지에 의문을 나타냈다. KGC 관계자는 "손발도 맞춰보지 못하고 시즌을 뛰어야 하는 선수다. 더군다나 가드 박찬희가 대표팀에 가있어 호흡을 맞출 수 없어 영입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올시즌 우승에 도전하는 7위 KCC 이지스는 샐러리캡의 압박이 있다. 김민구가 빠졌다고 하지만 이제 2년차 선수라 연봉에서는 비중이 크지 않았다. 오리온스와 전자랜드 엘리펀츠의 경우 구단 사정도 그렇고, 팀 컬러에서도 이승준을 크게 필요로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준우승팀 LG 세이커스 역시 이승준이라는 거물을 쉽사리 영입할 상황이 아니다. 지난해 잘 만들어진 팀 조직력을 무너뜨리 수 있는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삼성뿐 아니라 모든 구단들이 이승준 영입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가장 첫 번째는 건강이다. 이승준은 지난 시즌 도중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며 수술을 받았다. 본인과 동부 구단은 "8월부터 운동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많은 관계자들은 "그렇게 빨리 회복될 수 있는 부상이 아니다. 빨라도 10월이 돼야 본격적인 운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 때면 시즌은 시작된다"고 말했다. 안그래도 팀 전술 이해도가 부족해 손발을 많이 맞춰봐야 하는 선수인데, 시즌 도중 투입하는 것은 일종의 도박이라는 얘기다.
고액 연봉도 부담이다. 이승준은 지난 시즌 5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대부분의 팀들이 시즌 전 팀 구성을 마쳤다. KGC와 삼성 정도를 제외하고는 이 정도 연봉을 지급할 샐러리캡의 여유가 없다. 이승준이 자신의 몸값을 확 낮추지 않는다면 모를까, 5억원 이상의 연봉을 원할시 구단들이 힘들어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혼혈 선수 규정도 이승준에 불리하다. 이승준은 이제 한 시즌만 더 뛰면 문태종(LG)과 같이 국내 선수 자격을 획득할 수 있다. 즉, 이승준을 이번에 영입하더라도 이승준은 다음 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얻어 다른 구단들과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에 이승준을 영입하는 팀은 1년간 선수만 잘 키워주고 다른 팀에 빼았기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만약, 이승준 영입을 원하는 팀이 2주간 나타나지 않는다면 이승준은 다시 동부로 돌아갈 수 있다. 하지만 동부가 끝까지 계약을 원하지 않는다면 이승준은 무적 신세가 될 수 있다. 프로농구 최고의 인기 선수지만 농구 자체에만 한정해서 봤을 때, 이승준은 그리 인기가 많지 않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