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승2패. LG 세이커스와 모비스의 2013~2014시즌 챔피언결정전은 다시 원점이다. 이제 3경기 남았고 먼저 2승을 올리면 남자농구 최강의 자리에 오른다.
두 팀은 지난 네 경기에서 서로에게 약점을 드러내 보였다. 이 부분을 고쳐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서로에게 계속 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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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알면서도 당하는 게 리바운드다. LG는 지난 경기에서 단 한 번도 팀 리바운드에서 우위를 보인 적이 없다. 1차전 8개, 2차전 11개, 3차전 4개, 그리고 4차전에선 13개가 적었다. 특히 4차전에서 일방적으로 높이 대결에서 모비스에 밀렸다. 그러다보니 시종일관 끌려갔다.
김 진 LG 감독은 "리바운드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했지만 실전에서 선수들은 그걸 해주지 못하고 있다.
반대로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리바운드의 우세에 무척 고무돼 있다. 챔프전 같은 단기전에선 리바운드 하나를 잡고 못 잡고의 차이가 크다. 그런 측면에서 모비스는 리바운드에서 계속 앞서고 있다는 건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부분이다.
LG가 당황스러운 건 이번 정규시즌 맞대결에선 이 정도로 리바운드에서 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규리그에선 6번 맞대결했고, 리바운드 수에서 32-33으로 팽팽했다. 모비스가 1개 많았지만 이건 차이가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런데 이번 챔프전에선 모비스가 골밑을 지배하다시피 하고 있다.
모비스는 벤슨(2m7) 라틀리프(2m1) 문태영(1m94)이 골밑에서 적극적인 몸싸움을 해주고 있다. 또 위치 선정이 좋다. LG는 최장신 김종규(2m7)가 몸싸움에서 밀리고 타이밍을 잘 잡지 못하고 있다. 메시(1m99)와 제퍼슨(1m98)은 신장에서 한계가 있다.
LG는 그동안 제퍼슨과 문태종 그리고 외곽 3점포로 버텨왔다. 하지만 골밑에서의 이 숙제를 풀지 못할 경우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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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학 감독은 가드 양동근이 좀더 잘 해주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부담을 줄까봐 뭐라고 말을 못한다. 양동근은 자신이 더 잘 해야 팀이 좀더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고 말한다.
양동근은 이번 챔프전에선 찰거머리를 달고 다닌다. 그는 챔프 1차전에선 9득점 5리바운드 1어시스트로 자기 몫을 다했다. 팀도 승리했다. 2차전부터 LG가 양우섭을 양동근의 옆에 딱 붙였다. 양우섭(29, 1m85)은 양동근(33, 1m81) 보다 나이도 젊고, 키도 4㎝ 더 크다. 양우섭은 공은 안 보고 양동근의 얼굴만 보고 수비한다. 양동근이 움직이는 대로 졸졸 따라다닌다.
양동근은 2차전 4득점으로 묶였다. 3차전에서도 2득점으로 계속 침묵하다 4쿼터 17득점을 몰아쳤다. 하지만 벌어진 점수를 좁혔지만 역전에는 실패했다. 4차전 다시 2득점에 그쳤다. 양동근이 지난 네경기에서 기록한 어시스트는 단 3개. 양우섭과 LG 수비수들이 얼마나 양동근을 괴롭혔는지 알 수 있다. LG로선 양동근 수비는 성공한 셈이다.
모비스로선 양동근이 이렇게 묶이면 경기가 매끄럽지 않다. 결국 골밑의 문태영 벤슨 라틀리프 그리고 함지훈을 찾을 수밖에없다. 대부분의 점수가 외곽 대신 골밑에서 이뤄지고 있다. 그나마 4차전에서 이지원이 10득점을 해주면서 내외곽이 조화를 이뤘다. 모비스는 양동근이 살아나면 이번 챔프전을 좀더 쉽게 가져올 수 있다. LG로선 양동근을 풀어줄 수가 없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