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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자의 승리였다. 끝까지 쓰러지지 않은 팀은 KT였다.
플레이오프는 순간 순간 흐름이 바뀐다. 승부처가 매우 많다. 특히 화려한 플레이보다, 중요한 순간 의미있는 플레이가 더욱 중요하다. 쿼터별 분석은 그래서 필요하다. 시시각각 변하는 경기흐름을 주도한 주인공의 보이지 않는 활약. 어떻게 경기에 영향을 미쳤는 지 분석했다.
1Q=아이라 클라크(KT)
KT는 클라크가 초반부터 연속 8점을 넣었다. 전자랜드도 포웰이 5득점했지만, 확률은 KT가 높았다. 클라크의 공격반경이 골밑에서 더 가까웠기 때문.
전자랜드는 악재가 생겼다.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던 에이스 정영삼이 발목부상으로 교체됐다. KT는 송영진의 3점슛 2방까지 터졌다. KT 변형전술의 성공.
2Q=김현중(KT)
전자랜드는 센터 찰스 로드를 투입했다. 그러자 KT는 김현중 조성민 전태풍 등 스리 가드 시스템을 가동했다.
그리고 민성주를 로드의 매치업으로 붙였다. KT는 로드가 공을 잡자 마자 더블팀에 들어갔다. 그리고 가드들의 빠른 발을 이용, 원활하게 로테이션을 돌았다. 전자랜드는 외곽포가 필요했다. 하지만 2쿼터 7개 던져 모두 불발. 이럴 경우 로드가 그냥 뚫어야 했다. 하지만 로드는 1분5초에 페이드 어웨이 슛을 쐈다. 이 장면은 곱씹을 필요가 있다. KT는 로드를 1대1로 막을 카드가 없다. 때문에 몸을 붙여 던져야 한다. 최소한 파울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로드의 미드레인지 페이드 어웨이 슛은 KT에게 오히려 수비의 자신감을 키워준다. 소심함은 무모함과 통한다. 로드는 2분30초 경 무리한 플레이로 공격자 파울을 범했다. 유도훈 감독은 어쩔 수 없이 다시 포웰로 교체해야 했다.
결국 KT가 11점을 달아나는 동안 전자랜드는 무득점. 2쿼터 중반은 김현중이 주도했다. 전자랜드 반격의 싹을 없애버리는 결정적 2개 스틸. 그리고 3점포. 부상으로 나오지 못했던 김현중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결국 39-22, KT의 17점 차 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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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는 강수를 뒀다. 초반부터 프레싱. 반전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배수의 진. 상징적인 장면이 있었다. 실책성 패스가 사이드라인 밖으로 흐르는 순간, 이현호가 날려서 공을 살려냈다. 전자랜드의 강력한 반격의 신호탄. 김지완의 3점포와 로드, 정병국의 득점. 점수 차는 14점 차. 승부는 알 수 없게 됐다.
전자랜드는 수비 기어를 업그레이드했다. 더욱 타이트해졌다. KT 공격 효율성은 급격히 떨어졌다. 그런데 또 다른 변수가 도사리고 있었다. 3쿼터 중반 전자랜드 두 개의 속공이 무산됐다. 로드의 패스미스, 함누리의 골밑슛 실패. 너무 급했다. 전자랜드의 아킬레스건인 경험부족이 또 다시 발목을 잡았다. 너무 흥분했다. 포웰부터 그랬다. 흐름을 바꿔 줄 선수가 없었다. 그리고 김현중의 패스를 받은 파틸로가 그림같은 속공 앨리웁 덩크를 꽂았다. 전자랜드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게다가 파틸로의 패스를 받은 송영진이 3점포를 터뜨렸다. 베테랑의 힘. 분위기는 완벽하게 KT로 넘어갔다. 결국 3쿼터는 61-37, 24점차의 KT 리드. 사실상 경기가 끝났다 4쿼터는 가비지 타임이었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