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마련한 유소녀 농구캠프가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농구 꿈나무들의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클리닉에 참가한 선수들에게 WKBL 레전드는 다소 낯설 수 있었다. 하지만 모두들 "학교에서 배울 때보다 자상하게 가르쳐주셔서 좋다"고 입을 모았다. 엄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는 지도자들과 달리, 일일강사로 나선 이들은 함께 장난도 치면서 부드럽게 선수들에게 접근해 기본기를 가르쳤다.
선수들은 11일과 12일 두 조로 나뉘어 농구 클리닉과 학교 폭력 예방교육, 성폭력 예방교육, 눈싸움, 학교 대항 농구경기를 소화했다.
농구 기술을 가르치는 클리닉은 물론, 선수들에게 유익할 수 있는 인성교육과 함께 전국 각지의 학생들이 함께 교류할 장이 마련됐다. 원주 단관초등학교 곽영아양(12)은 "학교에서 배운 것과 비슷하기도 하지만, 캠프에 모여 하니 색다른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에 재학중인 탁은진양(12)은 "다른 학교 친구들도 많이 볼 수 있어 좋았다"며 웃었다.
선수들 지도에 나선 WKBL 레전드들도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오전에 진행된 농구 클리닉에 이어 오후엔 초등학교 팀들의 일일 지도자와 심판으로 나섰다. 정선민 전 대표팀 코치는 목놓아 선수들의 이름을 부르며 열정적인 지도를 선보이기도 했다.
정은순 KBS N 해설위원은 "어린 선수들이 이렇게 하는 게 기특하다. 아마추어 환경이 안 좋다는 얘기만 들었는데 여기 와서 보니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선수들이 경기를 펼칠 때도 끊임없이 원포인트 레슨을 해준 정덕화 감독은 "우리도 여기 와서 많이 배우고 있다. 여자농구의 현실이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이런 시간을 통해 계속 해서 좋은 선수들을 키워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속초=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