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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이 안산을 떠나 인천으로 가는 이유는?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4-02-07 08:14



신한은행이 시즌을 마친 뒤 연고지를 이전할 것으로 보인다. 안산을 떠나 인천에 새 둥지를 틀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2004년 6월 현대건설 농구단을 인수한 뒤, 그해 9월 공식 창단했다. 현대 시절 연고지인 청주를 떠나 창단과 함께 안산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이후 9년 넘게 안산에 머물러왔다.

신한은행은 홈경기는 물론, 훈련 역시 안산와동체육관에서 하고 있다. 10년 가까이 와동체육관을 쓰면서 인근 주민들은 계속 해서 민원을 제기했다. 와동체육관을 시민들의 몫으로 돌려달라는 것이었다.

안산시와 신한은행 모두 곤란한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에 안산시는 새로이 상록수체육관을 건립했다. 신한은행은 와동체육관을 못 쓰게 될 경우, 상록수체육관으로 이전할 수 있다고 봤다. 안산시와 관계도 나쁘지 않았고, 홈팬들을 떠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하지만 안산시가 새로 지은 상록수체육관에서 프로배구단 러시앤캐시를 유치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 개장한 상록수체육관은 러시앤캐시가 쓰게 됐고, 신한은행은 갈 곳을 잃었다.

설상가상으로 시민들의 지속적인 민원에 안산시는 올시즌 개막 전 신한은행에 와동체육관을 비워줄 것을 요청했다. 다른 체육관을 짓는 것에 대한 논의도 있었지만, 구단이 돈을 부담한 뒤 시에 기부체납하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했다.

결국 신한은행은 시즌 뒤 경기를 치를 새 둥지를 찾기 시작했다. 이때 인천광역시와 연이 닿았다. 신한은행은 인천의 시금고이기도 했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이야기는 술술 풀렸다. 인천시가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새로운 체육관을 다수 보유한 것도 이점이었다.

아직 협약서를 작성한 단계는 아니지만, 인천시로의 이전은 기정사실로 보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 인천시와는 협의중이다. 당장 올시즌 뒤에 경기를 치르고 훈련을 할 체육관이 필요하다. 어느 체육관을 쓸 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인천시는 연수구 선학동에 위치한 선학체육관과 동구 송림동에 위치한 송림체육관 등을 신한은행에 제시한 상태다. 각 체육관마다 조건이 달라 신한은행과 협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제 신한은행은 10년간의 안산 생활을 정리한다. 시와 나쁜 관계로 헤어지는 건 아니지만, 주민들의 민원에 등 떠밀려 연고지를 이전하는 모습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기초체육시설 부족으로 인한 불똥이 프로팀에 튀고 말았다.

한편, 신한은행은 6일 안산와동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과의 홈경기에서 59대56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외국인선수 쉐키나 스트릭렌은 21득점 12리바운드로 승리를 이끌었다.


안산=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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