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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홍(28)은 남자농구 전자랜드의 가드다. 주전은 아니다. 백업이다. 그래서 아직 전자랜드 골수팬이 아니면 이름이 낯설다. 그는 이번 2013~2014시즌을 앞두고 팀을 이적했다. 오리온스에서 전자랜드로 트레이드됐다. 베테랑 가드 이현민(31)을 오리온스가 받고 대신 정재홍과 현금(3억원)을 전자랜드에 주었다. 이적생 정재홍은 원하지 않았던 낯선 유니폼을 입어야 했다. 그는 3일까지 이번 시즌 21경기에 출전, 경기당 평균 2.2득점을 넣었다.
정재홍의 이런 활약은 누구도 기대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정재홍이 교체돼 벤치로 들어갈 때 전자랜드팬들은 큰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전자랜드 벤치의 동료들도 기립해 정재홍을 반겼다.
전자랜드는 4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남자농구 5라운드 삼성 썬더스전에서 91대58로 완승을 거뒀다.
전자랜드는 정재홍과 차바위가 나란히 10득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삼성은 이관희가 10득점, 이동준이 9득점으로 분전했지만 다른 동료들의 득점 지원이 부족했다.
전자랜드는 연습경기 하듯 여유있게 경기를 풀어갔다. 삼성 선수들은 집중력이 떨어져 어이없는 실수를 연발했다. 1쿼터 8점차였던 점수차는 2쿼터를 마쳤을 때 21점까지 확 벌어졌다.
후반전은 이미 전자랜드 쪽으로 기운 경기 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점수차는 시간이 갈수록 더 벌어졌다.
전자랜드는 23승19패로 5위를 지켰다. 목표인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해 순항했다. 반면 삼성은 또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삼성은 지난달말 김동광 전 감독이 성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김상식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후 1승2패를 기록했다. 삼성 선수들의 움직임은 좋아졌지만 경기력과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 삼성 농구가 갈 길이 멀어보였다.
잠실실내체=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