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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 부상 도미노, 흥행에도 빨간불!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3-12-26 18:18


격한 움직임을 해야 하는 스포츠 선수들에게 부상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숙명이다.

모든 종목이 마찬가지겠지만 주전 선수들의 부상은 팀 전력의 하락을 의미한다. 특히 주전과 비주전의 실력차가 뚜렷하고, 선수층이 옅은 여자 프로농구의 경우는 그 강도가 더 심하다. 전체적인 경기력 하락은 리그 수준까지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모든 팀들에게 마이너스라 할 수 있다.

리그 중반으로 향하고 있는 여자농구에 부상 주의보가 발령됐다. 국내 선수뿐 아니라 외국인 선수들마저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면서 전체 판도에까지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25일 KDB생명은 KB스타즈의 모니크 커리에게 철저히 당했다. 커리는 25분여밖에 뛰지 않았지만 내외곽을 마음대로 휘저으며 29득점을 올렸다. KDB생명의 주전 외국인 선수인 티나 탐슨이 지난 21일 하나외환전에서 종아리 통증을 호소했는데, 결국 파열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날 경기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 WNBA의 대선배로 비슷한 스타일의 티나가 빠지자 커리에게 KDB생명의 골밑은 자기 세상이었다. KDB생명에는 한국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센터 신정자가 있지만, 그 역시 어깨 통증으로 인해 정상 전력이 아니라 커리를 효과적으로 방어하지 못했다.

어쨌든 시즌 시작 전 우리은행 신한은행과 함께 3강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됐던 KDB생명으로선 비상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달 중순 백업가드인 김진영마저 아킬레스건 파열로 일찌감치 시즌을 접은 상태에서 티나마저 5주간 나오지 못하면서, 중위권 대열에서 자칫 탈락할 위기에 놓였다. KDB생명은 시즌 시작 전 안세환 감독이 선수들 훈련을 시키다 역시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부상을 당해 한동안 깁스를 한 채 앉아서 경기를 운영해야 했는데 감독이 부상에서 회복하자마자 선수들의 부상 도미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지난 시즌과 달리 2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하고 있어 티나 대신 켈리 케인을 투입하고 있지만, 티나보다는 기량이 많이 떨어지는데다 주로 백업으로 뛰다보니 경기 체력이 부족하고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에도 문제가 있어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티나가 복귀할 때까지 KDB생명은 7~8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여기서 밀릴 경우 KB스타즈와의 3위 경쟁도 쉽지 않기 때문에 대체 외국인 선수를 찾고 있다.

삼성생명과 하나외환 역시 시즌 초반부터 주전 선수들의 이탈로 좀처럼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1라운드에서 뽑은 애슐리 로빈슨이 역시 아킬레스건 파열로 인해 일찌감치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한동안 니키그린 1명과 국내 선수들로만 경기를 치러야 했다. 하지만 니키그린 역시 기량이 부족, 대체 외국인 선수인 엠버 홀트를 영입했지만 만족스런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하나외환은 모니카 라이트가 이달 초 갑자기 팀을 무단 이탈하며 전력에 차질을 빚었다. 나키아 샌포드 혼자서 거의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경기가 거듭되면서 체력적인 문제를 노출, 좀처럼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있다.

통합 6연패를 차지할 때와 같은 위용을 못 보여주고 있는 신한은행도 부상 여파에 전력이 불안정하다. 하은주가 개막 첫 경기 이후 개점휴업 상태인데다 가드 최윤아가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잠시 이탈, 힘겨운 승부를 하고 있다. KB스타즈도 백업 포워드 김가은이 지난 23일 우리은행과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해 벤치 전력이 한층 낮아졌다. 선두를 독주하고 있는 우리은행을 제외하고는 모두 부상 혹은 이에 버금가는 이유로 전력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여자농구 전문가들은 "선수층이 풍부하지 못한 여자농구에서 주전이나 식스맨의 부상은 치명적이다. 자칫 이 상황이 계속되면, 우리은행의 독주와 하위팀들의 반전 실패로 일찌감치 순위가 굳어지면서 리그의 흥행에도 치명적일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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