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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 진 감독이 보는 김종규의 첫 출발은?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3-11-06 10:42 | 최종수정 2013-11-06 10:42


2013-2014 프로농구 전자랜드와 LG의 경기가 5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렸다. 전자랜드 포웰이 LG 김종규의 수비사이로 레이업 슛을 시도하고 있다.
인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11.05/

이제 막 출발선상에 섰을 뿐이다. 앞으로 적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려있다.

향후 한국농구를 이끌어갈 차세대 빅맨, 김종규(22)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데뷔 후 두번째 경기였던 지난 3일 SK전이 기점이었다. 당시 김종규는 20득점 9리바운드로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모두가 대형신인의 빠른 적응에 놀라움을 보였다.

하지만 5일 전자랜드전에선 2득점 6리바운드에 그쳤다. 1쿼터 속공 상황에서 보여준 덩크슛이 이날 득점의 전부였다. 총 7차례 슛을 시도해 단 한 개밖에 넣지 못했다. 그래도 2m7의 빅맨이 가세하자, LG는 제공권을 얻었다. 리바운드는 물론, 기록으로 나타나지 않는 부분에서 팀에 큰 힘이 된 것이다.

경기 후 LG 김 진 감독은 이날 김종규의 플레이에 대해 "종규의 역할이 컸다. 득점만 갖고 보면 좀 그래도 수비적인 부분에서 상당히 컸다. 헬프 디펜스도 그렇고 팀에 많은 공헌을 했다"고 평했다.

이어 "득점은 못 했어도 미들슛을 자신 있게 던지고 하더라. 그런 부분은 계속 해서 살려가야 한다. 또한 포스트 밖에서의 움직임을 안에서도 보여줬으면 한다. 밀려나기 보단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만 놓고 보면, 수비 외에는 별다른 공헌을 하지 못했다. 대학 시절과 달리, 프로농구엔 외국인선수가 버티고 있다. 혼자 골밑에 버티고 서는 대학 시절과는 다른 농구를 해야 한다. 분명 보완할 점이 많다.


7일 오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13-2014 KB 국민카드 프로농구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미디어데이에서 LG 김진 감독이 올 시즌 목표를 이야기하고 있다.
잠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10.07.
경기 전에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김종규의 존재만으로도 상대가 쉽게 플레이할 수 없지만, 정상급 선수로 도약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이날 상대였던 전자랜드의 유도훈 감독은 "김종규 합류로 LG 제공권이 확실히 안정됐다. 포워드진이 살아날 수 있다. 승부처에서 종규가 잡는 리바운드 1개는 1~2골을 넣는 것과 같는 효과를 낼 수 있다"며 김종규의 가세로 LG가 달라졌음을 인정했다. 이어 "프로에 적응하다 보면, 받아먹는 득점 외에도 직접 해결하는 모습도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진 감독은 김종규의 자세를 높이 샀다. 그는 "아직 평가하기엔 이르다. 하지만 팀 전술 이해도나 준비하는 자세, 마인드 등은 너무 좋다. 앞으로 프로에 적응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두번째 경기에서 보여준 김종규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김 감독은 "SK전에서 기대 이상의 움직임이 나왔다. 수비 등 전체적인 부분에서 나머지 팀 동료들과 시너지 효과를 냈다"고 했다.

하지만 정상급 빅맨이 되려면 분명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김 감독은 "행동반경을 넓혀야 한다. 일대일 능력도 키워야 한다. 김주성이나 오세근이 하는 것처럼 수비를 끌어들여서 동료를 살리는 플레이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직 김종규에게 주어진 옵션은 많지 않다. 상대 지역방어를 깨기 위한 1~2개의 패턴 플레이 정도만 익힌 상태다. 팀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아 팀 전술을 이해할 시간이 필요하다. 김 감독 역시 이를 인정하고, 역할을 한정했다. 조금씩 적응시키면서 늘려가겠단 생각이다. 분명 김종규에서 파생되는 공격옵션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향후 LG는 더욱 위협적인 팀이 될 수 있다. 김종규의 적응속도에 따라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김종규로선 이를 어떻게 잘 따라가느냐가 중요하다. 그 결과에 따라 향후 수년간 한국농구를 이끌 '괴물'이 탄생할 수도 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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