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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훈 감독에게 정영삼 박성진의 의미는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3-09-29 09:19


전자랜드 정영삼은 문태종 강 혁의 빈자리를 메울 후보로 꼽힌다. 프로-아마 최강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는 박성진.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코트에서는 부족한 것 많아 보여도 가슴이 저미는 제자들이 있다.

전자랜드가 닷새간의 중국 전지훈련을 마치고 29일 귀국길에 올랐다. 전자랜드는 중국 산둥성에서 CBA(중국프로농구) 칭다오 더블스타 이글스와 세 차례 연습경기를 치렀다. 더블스타 팀의 일정 때문에 뒤늦게 잡힌 전지훈련이었지만, 전자랜드는 3전 전승을 거두며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28일 산둥성 자오지우체육관에서 열린 최종전에서도 시종 압도적인 플레이로 72대51로 승리했다. 유도훈 감독은 전지훈련 선수들을 고루 기용하며 전술 및 선수들의 쓰임새를 점검했다.

유 감독은 전지훈련 일정을 마친 뒤 "우리 전력이 이전 시즌만 못한게 사실이지만, 중요한 것은 선수들이 생각을 바꾸고 자기 것으로 익히려고 노력한다면 또다른 도전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선 팀분위기를 만드는게 중요하고 내가 얘기하는 것을 선수들이 가슴으로 받아들였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올시즌 팀 운영 방향을 소개했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박성진을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선수로 꼽는다. 지난 8월 프로-아마 최강전 삼성전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는 박성진.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그러면서 유 감독은 선수 두 명에 대한 기대감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가드 정영삼(29)과 박성진(27)이다. 둘은 올초 상무에서 제대했다. 규정상 군복무를 마친 선수 등록은 1명 밖에 할 수 없는 까닭으로 정영삼은 지난 시즌 막판 합류했고, 박성진은 시기를 늦춰 이번 시즌 복귀를 하게 됐다.

유 감독은 이번 중국 전지훈련에서 두 선수를 가드진으로 내세워 다양하게 전술을 시험했다. 박성진이 게임 리딩 역할을 맡았고, 정영삼은 슈터로서 수비와 공격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주문받았다. 하지만 아직은 유 감독의 성에 차지는 않는다.

유 감독은 "영삼이는 내가 개인적으로 미안한 마음이 있는 선수다. 이번 시즌 끝나면 FA가 되는데, 기회를 잘 잡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7년 입단한 정영삼은 2010~2011시즌을 마치고 상무에 입대했다. 직전 시즌인 2009~2010년은 전자랜드가 13연패에 빠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하위권을 헤매던 시절. 당시 감독 대행이었던 유 감독은 그해 시즌 후 군입대가 예정돼 있던 정영삼에게 한 시즌을 더 뛰어줄 것을 부탁했다. 유 감독에게 남다른 신뢰를 받고 있던 정영삼은 군입대를 1년 미루고 다음 시즌 51경기에 출전, 팀의 정규시즌 2위를 이끌었다.

유 감독은 "군에 입대하고 제대하는 선수들, 은퇴하는 선수들, 용병 문제 등 계획에 따라 선수단을 구성하는데 그때는 영삼이가 필요했다. 시간이 흘러 이제 영삼이에게도 다시 기회가 왔다. 이번에 우리가 문태종도 나가고 강 혁도 은퇴를 하고, 그 자리를 영삼이가 맡아줘야 한다.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다"라며 크게 중용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2009~2010시즌 신인왕 출신인 박성진 역시 포인트가드로서 유 감독이 자질을 인정하며 믿음을 주는 선수다. 그런만큼 이번 전지훈련에서도 경기중 숱한 꾸중과 질책을 듣기도 했다. 유 감독은 "성진이는 성격이 다소 내성적이다. 성격을 바꿀 수는 없어도 생각은 바꿀 수가 있다. 생각을 바꾸면 못하는 부분을 찾아서 고치고 정신력도 생긴다"면서 "워낙 능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생각을 바꾸면 좀더 나은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신력 무장을 주문했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전력의 틀을 다지고 있는 전자랜드는 아직은 모든 것이 물음표다. 하지만 유 감독은 두 선수에 대한 확고한 성장 로드맵을 구상하고 있다. 유 감독은 "프랜차이즈 스타를 한 번 만들고 싶다"고 했다. 정영삼과 박성진 모두 전자랜드에서 프로에 입문했다. 그러나 기대는 감독이 하는 것이고, 성과를 내는 것은 결국 선수 본인들의 몫이다. 유 감독과 두 제자의 마음이 얼마나 통하게 될 지 이번 시즌 전자랜드 경기의 중요한 관전포인트다.
자오지우(중국 산둥성)=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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