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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감독 꼭 해보고 싶습니다."
사실 양동근만큼 바쁜 선수도 없다. 거의 매시즌을 풀타임 소화하는데다 시즌 종료 후 국가대표팀 소집에는 무조건 출석이다. 하지만 이게 뭐가 힘드냐는 듯 언제나 코트 위에서 모든 힘을 쏟아내는 양동근이다.
하지만 이런 그도 요즘에는 힘이 든다고 얘기한다. 어느덧 32세. 2004년 프로 데뷔 후 어느덧 10년차 고참이 됐다. 양동근은 "지난 시즌을 마친 후 처음으로 너무 힘들다고 느꼈다. 선배들이 '나이 30 넘으면 회복이 더뎌진다'라고 얘기할 때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올해 되는 와닿는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쉰다. 식사량도 줄고 잠도 줄었다고 한다.
"국가대표 감독 꼭 해보고 싶어요."
양동근이 야생마처럼 코트를 누비는 모습을 보면 언제 그가 은퇴를 할지는 도무지 예상을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언젠가는 은퇴를 해야할 날이 올 것이기에 자신의 미래를 설계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양동근은 솔직했다. 그는 "은퇴를 하면 다른 생각 없이 곧바로 지도자 수업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히며 "최종목표는 국가대표팀 감독이다. 꼭 해보고 싶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일단, 자질은 확실하다. 코트 위에서의 순간순간 상황 판단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자신만의 리더십도 확실히 갖췄다. 평소 칭찬에 인색한 편인 유재학 감독은 양동근에 대해 "우리팀은 양동근 때문에 아무 문제 없이 돌아간다. 나이로도 최고참급에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다. 그런 선수가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고 절대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어떤 선수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겠느냐"며 "다른 문화권에서 온 문태영을 포함해 외국인 선수들도 양동근이 말을 하면 그대로 따른다"고 설명했다. 실력도 마찬가지다. 유 감독은 "농구의 기본은 수비다. 수비를 놓고 봤을 때 국내에서 양동근을 따라올 수 있는 선수는 아무도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양동근은 "노력없이 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지금껏 그렇게 선수생활을 해왔고, 앞으로 좋은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도 지금부터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LA=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