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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용병 재계약 러시 '인재난 때문에'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3-05-28 07:39 | 최종수정 2013-05-28 07:39


모비스와 SK의 챔프전에서 여전히 가장 큰 변수는 SK의 3-2 드롭존이다. 그러나 모비스에게도 SK에게도 딜레마가 있다. SK 입장에서 가장 큰 고민은 헤인즈의 체력이다. 정규리그 경기장면.
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쓸만한 '물건'이 없어서…."

요즘 프로농구판은 이른바 서머리그를 진행중이다.

국내선수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이 끝났고, 외국인 선수를 놓고 계산기를 두드리는 중이다.

흔히 5명이 뛰는 프로농구에서는 1∼2명이 뛰는 외국인 선수가 한 해 농사를 좌우한다고 한다.

선발 출전 인원수 대비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타 종목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한데 5월 31일까지로 예정된 외국인 선수 재계약 마감 시한을 두고 10개 구단들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쓸만한 '물건'이 없기 때문이다. 국내 프로농구는 지난 2012∼2013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제는 부활했다.

자유계약제도에서 드래프트 제도로 부활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부각되는 문제점은 용병의 질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당연하다. 프로는 돈의 논리로 움직이기 때문에 자유계약제도 아래에서 잡을 수 있는 용병에 비해 드래프트 시장에 나오는 용병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2012∼2013시즌이 다소 재미없었졌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었다. 대신 국내선수가 제 기량을 보여줄 기회가 상대적으로 늘기 때문에 일장일단이 있었다.

문제는 2013∼2014시즌을 대비한 올해 용병 드래프트다. 한국농구연맹(KBL)이 오는 7월 말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드래프트를 앞두고 최근 1차 신청자 명단을 집계한 결과 희망자의 수준이 작년에 비해 더 떨어졌기 때문이다.

국내 10개 구단은 각자의 레이더망을 가동하며 영입 가능한 용병들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이 자료를 토대로 이번에 신청서를 낸 드래프트 참가 희망자들을 살펴보니 작년에 비해 나아진 게 없다는 것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작년 드래프트 시장에 나왔던 용병들과 비교하면 70∼80% 수준밖에 안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용병들의 수준이 작년보다 더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곧 국내 프로농구 전체의 수준이 재미없어진다는 얘기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각 구단들 사이에서는 재계약 러시가 이뤄지고 있다. 10개 구단 가운데 절반 정도가 재계약을 염두에 두고 있을 정도다. 이른바 '구관이 명관'이라는 것이다.

우선 2012∼2013시즌 정규리그 1위팀 SK와 챔피언결정전 우승팀 모비스는 '구관'을 선택했다. SK는 2012∼2013시즌 우승의 주역이었던 애런 헤인즈와 코트니 심스를 모두 붙잡기로 했다.

모비스 역시 지난 시즌 중간에 LG로부터 트레이드했던 로드 벤슨과 기존 용병 라틀리프 그대로 안고갈 예정이다. 모처럼 6강 플레이오프에 합류했던 오리온스 역시 리온 윌엄스를 재계약으로 잡아두기로 방침을 정한 상태다.

KT도 제스퍼 존슨에 대한 재계약 여부를 두고 고심중이다. 전자랜드 역시 기존 용병에 대한 재계약 여부를 확정하지 못한 채 이번에 KBL에 접수된 드래프트 희망자 명단을 다시 분석하는 중이다.

기존 용병과의 재계약 만료 시한은 오는 31일까지다. 이미 재계약을 확정한 구단을 제외하고 나머지 KT와 전자랜드는 심사숙고에 들어간 것이다.

이들 구단을 제외하고 재계약 포기 방침을 최종 결정한 팀은 동부, 삼성, KCC, LG, KGC 등 5개 팀이다. 나머지 절반의 팀이 기존 용병에 애착을 보인 것이다.

기존 용병 재계약에 회의적인 구단의 관계자는 "이번에 드래프트 시장에 나온 용병들은 속된 말로 너무 허접하다는 얘기가 많다. 드래프트 시장에서 과연 종전 용병보다 나은 선수를 뽑을 수 있을지 모두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다 보니 올해로 2년째를 맞는 드래프트 제도를 재검토해 과거처럼 자유계약제로 회귀하는 방안을 검토하자는 주장까지 흘러나온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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