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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장이 돼야 할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이 오심으로 얼룩졌다.
이날 설명회는 SK가 심판설명회를 요청한데 따른 것이다. 주요 검증 대상이 된 것은 14일 SK와 모비스의 2차전 종료 1.7초전 상황이었다.
SK 김선형이 58-59로 뒤진 종료 6초를 남겨두고 골밑을 돌파하다가 오른쪽 코너쪽에 있던 김민수를 향해 빼준 공이 코트 밖으로 나갔다. 심판은 주저없이 모비스의 공격권을 선언했다. 이 때 전광판에 찍힌 잔여시간은 1.7초였다.
바로 앞 벤치에서 이 상황을 목격한 SK 문경은 감독과 선수들은 일제히 항의했다. 심판진이 규정에 따라 비디오 판독에 들어갔다.
하지만 심판들은 기록석 앞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느린화면이 아닌 다시보기 화면을 틀어놓고 판독을 한 뒤 모비스의 공격권을 선언했다.
남은 시간 1.7초라면 충분히 뒤집기를 시도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SK의 공격권으로 선언됐더라면 모비스 진영 사이드라인에서 아웃오브바운드 패스를 시작하기 때문에 패스를 받자마자 원샷 플레이를 할 수 있다. 보통 패스를 받자마자 슈팅을 시도하는데 걸리는 최소 시간이 0.8초 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연 SK가 마지막 공격에 성공할지 장담할 수 없지만 최후의 역전 기회마저 날린 SK로서는 다소 억울할 수 있다. 결국 KBL은 논란이 된 이 장면에 대해 심판의 착오를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오심을 방치했다는 점에서 비판 여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심판설명회에서 오심이 인정된다고 해서 재경기가 치러지는 경우는 없다. 오심에 피해를 본 팀은 그저 '운이 없었다'고 울며 겨자를 먹어야 한다.
이날 2차전에서는 이전에도 석연치 않은 판정이 여러차례 발견됐다. 그러나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판정은 '1.7초 터치아웃 사건'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농구팬들의 민심이 흉흉한 게 요즘 농구판의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점을 남긴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도 KBL은 발빠르게 오심임을 인정하며 "해당 심판은 재정위원회에 회부해 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다.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