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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스가 이겨서 '정말' 다행인 심판들

기사입력 2013-03-29 12:03 | 최종수정 2013-03-29 14:04

[포토] 빠른돌파 전태풍,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4차전 고양 오리온스와 안양 KGC의 경기가 28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오리온스 전태풍이 KGC 김윤태의 수비를 피해 레이업을 시도하고 있다.
고양=조병관 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3.03.28

28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스와 안양 KGC의 6강 플레이오프 4차전 승부가 다행히(?)도 오리온스의 승리로 끝났다. 오리온스가 KGC에 승리한 것이 왜 다행인 것일까? 그리고 그것은 누구의 입장일까?

첫 번째 퀘스천마크(물음표)에 대한 답은 '비난의 화살을 피해갈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번째 퀘스천마크에 대한 답은 KBL의 주인공으로 자리 잡은 '심판'이다.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오리온스가 KGC에 승리한 덕분에 심판은 이 날 경기에 대한 비난의 화살을 피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1승 2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오리온스는 이 날 3쿼터 중반 이후 석연찮은 테크니컬 파울과 속공 파울 등을 줄줄이 선언 받았다. 덕분에 오리온스는 무려 6개의 자유투를 연속해서 내주며 앞서나가던 점수차를 잃고 KGC에 거센 추격을 허용했다.

평소 점잖은 것만을 따지면 리그 Top급에 속하는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이 계속되자 차라리 자신을 퇴장시키라고 강하게 항의하며 심판과 대립각을 세웠다. 좀처럼 심판에게 큰 소리로 항의하지 않는 추일승 감독이 이성을 잃을 정도로 심판의 판정은 애매한 구석이 많았다.

특히 같은 상황을 두고 계속해서 심판들끼리 서로 다른 판정을 내린 뒤 판정을 번복하는 등 마치 28일 고양체육관은 아마추어 심판들의 프로 심판 실기 테스트 현장을 보는 것만 같았다. 심판들이 만약 제대로 된 판정을 내렸고 자신들이 떳떳했다면 계속해서 항의를 거듭한 추일승 감독을 경기장에서 퇴장시켜야만 했다. 하지만 떳떳하지 못했던 심판들은 추 감독에게 퇴장을 명령하지 못했다.

이처럼 심판들의 애매한 판정 속에 추일승 감독이 이성을 잃은 상황에서도 오리온스 선수단은 무너지지 않았다. 백전노장 조상현은 승부처에서 과감한 3점포로 분위기를 오리온스 쪽으로 되돌렸으며 2년차 최진수와 포인트가드 전태풍 역시 최고의 활약으로 오리온스를 승리로 이끌었다.

오리온스의 승리로 경기가 끝난 덕분에 애매한 판정으로 일관한 28일 경기의 심판들은 비난의 화살을 어느 정도 피해갈 수 있게 됐다. 만약 KGC가 4차전에서 승리했다면 심판들은 비난의 화살을 정면으로 맞게 될 수 있었다. 부상병동 KGC가 이 날 경기에서 딱히 오리온스보다 나은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리온스의 승리로 경기가 종료되면서 언론의 초점은 심판들의 석연찮은 판정이 아닌 조상현, 전태풍 등의 맹활약과 오리온스의 플레이오프 반전에 맞춰졌다.

정규시즌 내내 오심과 석연찮은 판정, 보상 판정, 욕설 논란 등으로 프로농구 인기 하락에 적지 않은 공을 세운 KBL 심판들. 그들에 대한 믿음은 날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심판을 맡는 이들이 KBL에서 내세울 수 있는 최고의 능력을 지닌 심판들이라는 사실은 그저 한숨만 나오게 만든다.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과 오심 등이 경기를 지배하면 경기는 재미없어지고 팬들은 코트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외국의 수준 높은 심판들을 영입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現 KBL 심판들이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들 스스로 그들의 판정에 대한 믿음을 농구팬들과 선수들, 그리고 감독들에게 심어줘야만 한다. 심판이 경기의 주인공이 되는 것을 보자고 4천, 5천 명의 관중들이 아까운 돈과 시간을 투자해서 경기장에 찾는 것이 아니다.<홍진표 스포츠조선닷컴 객원기자, SportsSoul의 소울로그(http://blog.naver.com/ywam31)>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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