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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시작된다. 여자프로농구 포스트시즌이 2일 용인실내체관에서 열리는 삼성생명과 KB국민은행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으로 막을 올린다. 이번 시즌에는 1-4위, 2-3위가 경기를 치러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는 방식이 변경돼 3위 삼성생명과 4위 KB국민은행의 맞대결 승자가 2위 신한은행과 맞붙게 된다. 플레이오프 승리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선착한 우리은행과 마지막 일전을 벌인다. 삼성생명과 KB국민은행 모두 우승컵에 도전하기 위해 서로를 무너뜨려야 한다. 과연, 어느팀이 신한은행과 대결할 수 있는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따내게 될까.
이번 시즌 공교롭게도 무릎 부상 때문에 나란히 발목이 잡힌 세 사람. 코트 위에서 함께 호흡을 맞출 기회가 거의 없었다. 삼성생명이 시즌 초반 부진을 겪었던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세 사람이 각각 가드, 포워드, 센터 포지션에서 중심을 잡아준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여자농구 한 관계자는 "세 사람이 가세하는 삼성생명은 신한은행을 상대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팀으로 변모했다"고 밝혔다.
변수는 부상이다. 이미선과 박정은 모두 무릎 부상 때문에 시즌 막판 출전 시간을 조절했다. 김계령도 2월 중순부터 실전경기에 나서기 시작했다. 격렬한 경기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 선수라도 부상이 재발한다면 삼성생명에는 타격이 크다. 하지만 세 사람이 큰 부상 없이 어느정도 활약만 해준다면, 이번 시즌 좋은 활약을 펼친 박태은, 홍보람, 고아라, 이선화, 이유진 등이 뒤에 버티고 있기 때문에 삼성생명이 우세한 분위기를 만들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선수 맞대결에서도 앰버 해리스가 상대 사샤 굿렛을 앞선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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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서동철 신임감독은 "부임하자마자 큰 선물을 받았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삼성생명과의 준플레이오프를 앞둔 시급한 상황에서, 팀의 주축선수인 센터 정선화가 지난 19일 훈련 도중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이번 준플레이오프에 정선화가 나서지 못한다. 큰 타격이다. 당장 골밑을 지켜줄 선수가 없다. 주로 외곽에서 플레이를 하는 포워드 정미란이 임시로 골밑을 지켜야하는 판이다. 여기에 태업 논란으로 퇴출된 리네타 카이저 대신 합류한 사샤는 이제 3경기를 뛰었을 뿐이다. 덩치가 크고 힘은 좋지만 스피드가 느린 단점을 상대 센터진이 집요하게 파고들 확률이 크다.
결국 KB국민은행의 승리 공식은 딱 하나 뿐이다. 정미란을 비롯한 이경희, 양선희 등 포워드들이 어떻게든 골밑 싸움에서 힘을 내주고, 공격에서는 변연하와 강아정 외곽 쌍포의 활약을 기대하는 것이다. 특히, 에이스 변연하가 폭발한다면 KB국민은행에게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때문에 경기 조율이 중요하다. 젊은피인 홍아란보다는 경험이 많은 박세미가 선발출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박세미가 이미선과의 맞대결에서 밀리지 않고 차분하게 팀원들에게 공격찬스를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신임 서 감독이 정규리그 2경기를 치르고, 준플레이오프를 준비하며 팀을 얼마나 파악했는지도 중요한 체크포인트다. 여자프로농구와 팀 선수에 대한 적응을 아직 마치지 못했다면, 큰 경기 특성상 더욱 어려운 경기를 할 가능성이 높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