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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베테랑 송영진(35)은 마산고와 중앙대 시절 첫 손가락에 꼽힐 정도였다. 마산고 때는 황진원(35·삼성)과 중앙대 시절엔 김주성(34·동부)과 전성기를 이끌었다. 2001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주인공이기도 했다. 하지만 첫 시즌 신인왕은 김승현(당시 동양)이 가져갔다. LG에서 네 시즌을 보내고 지금의 KT로 이적했다. 이적 첫 시즌(2005~06) 기량 발전상을 받았다. 송영진은 2006~07시즌 경기당 평균 13.7득점으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이후에도 그의 선수 인생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허리, 무릎, 아킬레스건 등이 돌아가면서 말썽을 부렸다. 득점력은 시즌을 치를수록 하강곡선을 그렸다. 올해로 프로 13년차. 프로 통산 19번째로 500경기 출전 기록(지난해 12월 22일 모비스전)을 세웠다. 하지만 그는 이번 시즌 전창진 KT 감독으로부터 가장 많은 야단을 맞는 선수 중 한명이 됐다. 전 감독은 대표적인 다혈질 지도자다. 작전타임 때 카메라가 비추고 있어도 선수들에게 감정을 실어 질책한다. 최근 송영진을 향해 "너 때문에 경기가 이렇게 되고 있잖아. 정신차려"라고 꾸짖기도 했다.
KT는 이번 시즌 통신사 라이벌 SK에 3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져 독기가 올라 있었다. 송영진은 경기 전날 KT 선수들끼리 이번 맞대결에 모든 걸 쏟아붓자고 했는데 전술적으로 준비한 게 잘 맞아 떨어졌다고 했다. KT는 경기 내내 SK를 압도한 끝에 88대63, 무려 25점차 대승을 거뒀다. 전반전에 15점차로 벌어진 점수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차이가 났다. 단독 선두 SK(27승7패)가 이렇게 졸전을 펼친 건 이번 시즌 처음이다. SK의 이번 시즌 최다 점수차 패배였다. KT는 16승18패. 최근 6강 싸움에서 버틸 수 있는 힘을 찾아가고 있다.
전창진 감독은 "송영진의 3점슛 2방이 우리가 대승을 거두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면서 "아킬레스건 등 잔부상이 많은데 뛸 수밖에 없다. 우리가 엔트리를 짜기 힘들 정도로 선수가 없다"고 말했다. 전 감독은 31득점으로 최다득점한 외국인 선수 제스퍼 존슨을 공격 때 외곽이 아닌 골밑에서 박아놓고 풀어간 게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KCC는 삼성을 72대58로 제압, 6연패 사슬을 끊었다.
부산=노주환 기자 잠실실내체=이원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