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지난해 12월 중순까지 5연승을 달리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가 주전가드 이정석의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이후 1승6패의 부진에 빠져있다.
김승현이 일찌감치 빠지고 황진원도 허리가 좋지 않아 가드진이 약화되며 전체적으로 볼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다. 대리언 타운스의 백업 외국인 선수인 오타이 블랭슨이 여전히 들쭉날쭉한 모습이다. 활력소가 됐던 신인 임동섭과 박병우도 최근엔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연패에 빠지며 전체적인 분위기도 다운됐다.
지난 1일 오리온스전서 삼성은 65대80으로 크게 졌다. 1쿼터부터 뒤진 삼성은 경기를 치를 수록 점수차가 벌어져 3쿼터가 끝났을 때는 21점차까지 벌어지며 사실상 경기의 승패가 갈렸다. 4쿼터 중반에도 점수차는 줄어들지 않아 승리는 오리온스로 굳어졌다. 보통 이쯤부터는 두 팀이 주전들을 뺀다. 비주전들이 열심히 하지만 긴장감 넘치도록 치열하게 경기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삼성은 달랐다. 상대진영에서부터 전면 강압수비를 펼쳤다. 악착같이 달려들어 오리온스를 압박했다. 점수차가 11점까지 줄어들기도 하자 오리온스는 4쿼터 초반 빠졌던 전태풍과 리온 윌리엄스 등을 다시 투입해 삼성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쳐야했다.
김동광 감독은 경기후 "(슛이) 안들어가도 너무 안들어가는 경기였다"며 "슛 결정력과 리딩 능력 등 여러면에서 뒤졌다"고 완패를 인정하면서도 "마지막에 끝까지 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위안을 삼을만 하다"고 했다.
삼성은 시즌 초반 일찌감치 패하는 경기서 무기력하게 경기를 펼쳐 김 감독으로부터 강하게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지난해 11월 11일 LG전서 53대87로 대패를 당했을 때 "자신감이 떨어져있다. 전혀 파이팅을 보여주지 못한다"고 했었다.
비록 연패중이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다음 경기에 희망을 갖게 한다. "기량이 없으면 최선을 다하는 자세라도 필요하다"는 김 감독은 "10점, 20점 진다고 대강해서 되겠나. 팬들에게 끝까지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물론 지는 경기서 끝까지 경기를 치르는 것은 선수들의 체력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상대에게 삼성에 대한 이미지를 바꿀 수 있다. 선수들 역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는 정신 무장을 할 수 있다.
12승15패로 마라톤의 반환점을 돈 삼성은 5일 전자랜드전서 4라운드를 시작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2012-2013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와 서울 삼성의 경기가 1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오리온스의 조효현이 삼성 이시준과 치열하게 리바운드 볼을 다투고 있다. 고양=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