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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신인 장재석 멀리 보고 다시 시작!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2-12-14 10:59 | 최종수정 2012-12-14 10:59


프로농구 전주 KCC와 부산 KT의 경기가 9일 전주 실내체육관에서 펼쳐졌다. 장재석이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있다.
전주=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11.09/



"미래를 보고 키운다."

프로농구 KT의 신인 센터 장재석(22·2m3)은 올시즌 모두가 기대했던 재목이다.

중앙대 시절 대학 최고의 유망주로 꼽히다가 지난 10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예상했던 대로 당당히 1순위를 차지했다.

베테랑 서장훈과 함께 막강한 높이를 구축하게 된 KT는 다른 구단들로부터 커다란 부러움을 샀다. 2012∼2013시즌 개막 이전 6강 이하 전력으로 구분됐던 KT가 6강의 희망을 슬며시 엿보게 된 것도 장재석의 가세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말짱 도루묵이 됐다. 그렇게 주목받았던 장재석은 사라졌다. 지난 3일 프로-아마 최강전 상무와의 경기를 마친 뒤 곧바로 2군으로 강등됐다.

올시즌 들어 벌써 2번째 2군행이다. 시즌 초반 처음 2군으로 내려갔을 때에는 2군경기라도 뛰었지만 이번 2군행에서는 2군 경기 출전도 하지 못한다.

장재석에게 혹독한 징계가 내려진 것일까? 아니다. 정반대다. 전창진 KT 감독의 깊은 뜻이 담겨 있었다.

KT의 장래를 위해 멀리 내다보고 장재석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전 감독은 지난 10월 장재석을 처음 2군으로 내려보낼 때까지만 해도 7개월간 대학농구리그에 출전한 뒤 곧바로 입단하느라 지쳐서 부진한 줄 알았다.


그래서 2군 경기에서 경기력을 끌어올린 뒤 복귀하도록 배려했다. 하지만 '명조련사'인 전 감독이 매의 눈으로 관찰해보니 장재석은 일시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게 아니었다.

근본에서부터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전 감독이 꼽는 장재석의 신체적 장점은 커다란 키와 팔길이다. 여기에 높은 키에도 불구하고 스피드가 좋아 센터로서는 최적의 재목이다.

골밑에서는 과거 서장훈(KT)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가운데 속도에서는 전성기 시절 김주성(동부)을 연상케 하니 이보다 좋을 수가 없다.

하지만 훌륭한 신체조건에도 불구하고 신체 밸런스는 전혀 갖춰지지 않았다.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 감독은 "농구 선수는 상체와 하체의 근력 밸런스가 잘 맞아야 한다. 그래야 골밑에서 슛을 쏘거나 리바운드를 잡기 위해 자연스럽게 뛰어오를 수 있다"며 장재석의 문제점을 역설적으로 설명했다.

장재석의 경우 상-하체의 불균형이 심한 바람에 부실한 하체의 힘을 만회하기 위해 상체 힘으로 버티다가 금세 체력저하를 보이게 된다는 것. 그렇다 보니 허리 힘도 약해서 자연스러운 점프가 되지 않으니까 억지로 힘을 써서 슛을 날리다보니 튕겨나가는 경우가 많다.

전 감독은 "당장 전력이 부족하다고 장재석을 기용했다가는 안되는 몸으로 억지로 버티다가 또 안되면 멘탈 붕괴에 빠질 수가 있다"면서 "차라리 올시즌 기용하지 않는 한이 있어라도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 다음시즌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장재석을 2군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고 오전-오후 내내 웨이트 트레이닝에 전념하도록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전 감독은 "장재석은 요즘같은 때가 휴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올시즌이 끝나면 가장 먼저 미국 캠프로 보내 더 집중적으로 웨이트 훈련을 시킬 예정"이라며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전 감독이 풋내기 장재석에게 채찍을 든 이유는 자명하다. "장재석은 미래의 KT를 이끌어나갈 재목이다. 꼼꼼하게 준비해서 마음껏 날개를 펴도록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전 감독은 "가능성이 없고, 마음에 들어오지 않은 선수라면 이렇게 혹독하게 다루지 않는다"며 장재석에 대한 깊은 애정을 나타냈다.

대형 신인 장재석은 더 성장하기 위해 달콤한 '징계'를 받는 중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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