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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경기 전까지 8승 9패로 공동 6위에 올라 있던 서울 삼성과 부산 KT. 이 두 팀의 2라운드 승부에는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지난 10월 29일 맞트레이드 된 대리언 타운스(삼성)와 브라이언 데이비스(KT)가 자신의 친정팀을 상대로 첫 경기를 치른다는 것이었다.
특히 이동준과 타운스는 삼성의 골밑 우위를 앞장서서 이끌었다. 최근 들어 김동광 감독의 기대대로 리바운드에 적극 가담하고 있는 이동준은 17득점 13리바운드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고 타운스 또한 25분을 뛰며 10득점 5리바운드로 삼성의 골밑을 지켜냈다.
반면에 KT에서는 제스퍼 존슨이 17득점 12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골밑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했고 토종 센터인 서장훈은 7득점 6리바운드, 송영진은 3득점 1리바운드, 두 번째 외국인 선수 옵션인 데이비스는 6분 7초 동안 무득점 무리바운드에 그쳤다.
삼성과 KT는 외국인 선수 맞트레이드 이후 그 전보다 좋은 성적을 구가하며 트레이드가 WIN-WIN이었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 KT는 타운스가 있던 7경기 동안 1승 6패에 머물렀지만 데이비스 영입 이후 7승 4패를 기록중이고, 삼성은 데이비스가 있을 동안 3승 4패를 기록했지만 타운스 영입 이후에는 6승 5패를 기록하며 5할 승률을 회복했기 때문이다.
두 팀 모두 맞트레이드 이전에 비해 성적이 좋아졌고 그 중에서도 KT는 데이비스 영입 이후 승률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을 보면 데이비스를 데려온 KT가 트레이드를 통해 큰 효과를 봤다고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실상을 살펴보면 데이비스는 삼성에서 평균 21분 26초를 뛰며 10.9득점 7.0리바운드를 기록했던 것과 달리 KT에서는 11경기에 나와 평균 14분 26초를 뛰며 6.5득점 3.6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데 그치고 있다. 출장 시간이 짧아지기도 했지만 이적 이후 데이비스가 두 자리 리바운드를 기록한 경기는 단 한 번뿐이었고 골밑에서 전혀 압도적인 모습을 못 보이고 있다.
KT가 시즌 초반의 부진을 딛고 어느 정도 반전에 성공한 것은 마침 데이비스의 이적 시기에 맞춰 1군에 합류했던 신인 김현수의 맹활약과 제스퍼 존슨의 변화된 모습 등이 나오면서 가능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KT 전창진 감독은 데이비스의 영입 당시 그의 기량보다는 정신적인 부분을 높이 평가하며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말했지만 데이비스는 오히려 경기마다 멘탈적인 측면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이며 스스로 무너지고 있다.
반면에 KT 시절 평균 17분 33초를 뛰며 12.1득점 7.1리바운드를 기록했던 타운스는 삼성 이적 이후 11경기에서 평균 27분 5초를 뛰며 14.5득점 9.5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득점력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지만 타운스는 삼성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골밑에 무게감을 크게 더해줬고 KT에 비해 인사이드를 중시하는 삼성에서 점점 자신감을 얻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이동준이 보여주고 있는 안정된 활약 또한 타운스로 인한 반사 효과로 봐야 한다는 시각들도 많을 정도다.
타운스와 데이비스의 맞트레이드를 과연 WIN-WIN으로 보는 것이 맞을까? 적어도 현재까지는 타운스 영입으로 골밑을 강화한 삼성이 맞트레이드의 승자로 보인다. 그리고 재미있는 점은 김영환(LG), 박상오(SK), 타운스까지 KT를 떠난 선수들의 각성 모드는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홍진표 객원기자, SportsSoul의 소울로그(http://blog.naver.com/ywam31)>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