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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수비 농구'의 대명사다.
"수비하는 이승준이 되겠다"
삼성 시절 이승준의 눈에 비친 동부는 어땠을까. "수비가 강하고 헬프가 수시로 들어와 공격하는게 힘들었어요." 지난 시즌 최하위 팀에서 시즌 최다승 신기록을 세운 1위 팀으로의 이적. 그는 전 소속팀과 현 소속팀의 명암 차이를 분명히 파악하고 있었다. "삼성은 공격 잘 하지만 수비가 약했어요. 물론 다친 선수가 많이 나오는 등 운도 없었지만요."
화려한 공격에 비해 2% 부족하다고 평가받던 수비력. '잘 못하는건지, 잘 할 수 있는데 안 하는건지'를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사실 (공격에 비해) 수비 약해요. 동부 와서 매일 매일 배우고 있어요. 이번 시즌은 바뀔 거에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수비를 잘하는 이승준으로의 변신. 최고의 포인트 가드로 한 세대를 풍미했던 동부 강동희 감독과의 만남은 행운이다. "대표팀에서 허 재, 유재학, 이상범 감독님을 만나 각각 다른 농구스타일을 배웠는데요. 강동희 감독님을 만난게 행운이 될 것 같아요. 수비와 팀 플레이, 패턴 플레이 등을 많이 배우고 있어요."
"나는 루키다"
이승준은 동부 최고참이다. 김주성과 주장 박지현보다 한살 많은 78년생. 하지만 코트에서 만난 그는 "팀의 루키"라며 웃는다. 틀린 말도 아니다. 전혀 다른 색깔의 팀으로 이동. 어찌보면 새로운 농구의 시작이다. 김주성 등 팀 동료로부터 매일 배워가고 있다. "헬프, 로테이션 등 주성이에게 물어보고 있어요."
이승준의 목표는 팀 우승이다. 조건이 갖춰진 팀으로 왔다. 그 목표 달성을 위한 지름길이 바로 '희생'임을 잘 알고 있다. 오랫동안 몸에 밴 화려한 개인 플레이를 얼마만큼 양보해 궂은 일을 손수 맡아줄 수 있느냐에 따라 동부 농구의 색깔이 달라질 것이다. "1위 할 수 있어요. 동부 팬들에게 재미있는 농구를 선사하고 싶습니다." 이승준의 진화. 어디까지 가느냐에 따라 동부 팬들의 희비가 엇갈릴듯 하다. 어쨌든 그는 새로운 동부의 키 플레이어다.
가와사키(일본)=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