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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꽃미남 가드 김선형, "야구의 LG 같다"는 쓴소리 바꾸겠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2-09-13 14:44


미국 전지훈련 중 인터뷰하고 있는 SK 가드 김선형. 어바인(미국 캘리포니아주)=노주환

금방 순정 만화에서 튀어 나온 것 같다. 큰 키(1m87)에 마른 몸매(79㎏), 뽀얀 피부에 두 주먹 만한 작은 얼굴, 그리고 천진난만한 어린아이 처럼 해맑게 웃을 때 드러나는 흰 치아까지. 막 샤워를 끝내고 마주한 SK 꽃미남 포인트 가드 김선형(24)에게서 달콤한 향수냄새가 솔솔 났다.

그는 지난 시즌 루키였다. 한 시즌 만에 남자농구 SK를 대표하는 얼굴이 됐다. 지난해 SK는 정규시즌 9위(10개팀 중)에 머물러 6강이 겨루는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그 와중에 가장 큰 소득이 '히트상품' 김선형이었다. 프로 입단 첫해 1번 포인트 가드 주전 자리를 꿰찼다. 프로 2년차인 그에게 새 시즌(2012~13)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는 시즌 개막 한 달을 남기고 미국 전지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18일 귀국을 앞두고 매일 같이 미국 클럽들과 친선경기를 하고 있다. 김선형의 체중이 매일 1~2㎏이 빠졌다 채워졌다를 반복하고 있다.

야구의 LG 같다는 쓴소리, 행동으로 결과를 바꾸면 팬들도 변할 것이다

새 시즌에 김선형은 더이상 신인이 아니다. 팬들의 기대치는 지난 시즌과는 차원이 다르다. 또 SK를 이끌어야 한다. 성적에 대한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는 "부담을 즐기려고 노력하는 편이다"라고 했다.

SK는 최근 10시즌 동안 플레이오프 진출을 딱 한 번 했다. 일부 팬들은 이런 SK를 야구판의 LG에 빗대기도 한다. 같이 서울을 연고로 하고, 선수 면면은 나쁘지 않다. 또 모기업의 든든한 지원을 받지만 성적이 수년째 신통치 않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선형은 그런 팬들의 지적을 수긍했다. 그러면서 "스포츠는 결과주의다. 지금까지의 결과가 그랬다. 시즌 전 항상 달라졌을 것이라고 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중후반부 부상 선수가 나오면서 무너졌다"면서 "먼저 우리가 그런 흐름을 바꿔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팬들도 우리를 보는 시선을 바꿀 것이다"고 했다.

덩크슛 욕심 NO, 화려함 보다 내실

김선형의 2011~12시즌 플레이는 멋을 부렸다. 가드이면서 덩크슛을 12개 시도해 모두 성공할 정도였다. 그는 중앙대 시절 2학년 때 동국대와의 경기에서 난생 처음 공식 경기 덩크슛을 성공했다. 덩크슛의 그 짜릿함을 잊을 수가 없다. 또 민첩한 움직임과 현란한 드리블 돌파에 이은 레이업슛은 보는 이들의 감탄사를 만들었다.


하지만 김선형은 새 시즌에 덩크슛 욕심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대신 건국대를 졸업한 신인 최부경에게 앨리웁 패스를 해 동료들의 멋진 플레이를 돕고 싶다. 그는 "지난 시즌 내 스타일은 화려하고 즐기는 쪽이었다. 이번 시즌에는 악착같은 승부근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문경은 SK 감독은 요즘 선수 개개인이 빛나는 게 아니라 모두가 하나 처럼 움직이는 조직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시즌 보다 선수들간의 기량차는 큰 폭으로 줄였다. 누가 나가도 SK의 농구를 할 수 있도록 선수 구성을 하고 있다. 또 수비 조직력을 끌어올려 어이없게 무너지는 걸 차단했다. 김선형이 혼자 덩크슛을 욕심내면서 튈 상황이 아니다.


인터뷰 중인 SK 가드 김선형. 어바인(미국)=노주환 기자
키 1m87, 여자들이 좋아하는 키, 하지만 농구선수라면 좀더 컸으면

그는 팬이 많기 때문에 농구 관련 행사 때마다 단골 얼굴마담 역할을 했다. 올스타전 또는 SK 팬미팅 행사 등에서 노래도 불렀고, 춤도 췄다. 김선형은 한달 용돈(약 80만원)의 상당 부분을 노래방에 가서 친구들과 스트레스를 푸는 데 쓴다. 그는 "내가 자꾸 그런 무대에 나가면 농구는 안 하고 저런 것만 한다는 얘기가 나올 것이다"면서 "후배들 중에 끼가 넘치는 선수들이 제법 있다. 이제 어쩔 수 없는 경우에만 나갈 것"이라며 웃었다.

김선형은 다시 태어나면 축구도 해보고 싶지만 결국 가장 재미있는 농구를 또 할 것이라고 했다. 포지션도 변함없이 가드가 가장 좋겠다고 했다. 이유는 몸싸움을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키가 좀더 컸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그의 키는 1m87이다. 국내 여성이 선호할 정도의 훤칠하게 큰 키다. 하지만 김선형은 "농구할 때는 키가 1m94~95정도가 좋은 것 같다. 조금 더 키가 자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어바인(미국)=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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