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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전 전패 亞농구,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다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2-08-15 15:50


남자농구 대표팀의 김종규(15번)가 3일(한국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폴리에드로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최종예선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상대 수비를 제치며 공격을 하고 있다. / 카라카스(베네수엘라) =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7월 초 베네수엘라에서 열렸던 2012 런던올림픽 최종예선. 각 대륙 선수권대회에서 아쉽게 본선 진출 직행에 실패한 12개 국가들이 모여 올림픽 출전을 위한 마지막 승부를 펼쳤다.

당시 최종예선에 참가한 12개 국가 중,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탈락한 팀은 아시아의 대한민국과 요르단뿐이었다. 아시아 선수권대회 2위 요르단은 아메리카 선수권대회 4위에 머문 푸에르토리코와 유럽 선수권대회 6위에 머문 그리스를 상대로 각각 41점차와 44점차로 대패했다.

그리고 아시아 선수권대회 3위에 오른 대한민국은 유럽 선수권 3위 러시아와 아메리카 선수권 3회 도미니카공화국에 각각 35점차와 10점차로 패했다. 대한민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의 경기를 제외하면, 아시아 국가들의 나머지 세 경기는 그냥 패배도 아닌 '완패'였다. 결국 대한민국은 득실차에서 -45로 전체 11위, 요르단은 -85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오세아니아 선수권대회 2위 자격으로 참가한 뉴질랜드가 아프리카의 앙골라를 잡아내며 1승을 기록했고, 아프리카의 앙골라는 유럽의 마케도니아에, 그리고 같은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 역시 유럽의 리투아니아 등을 잡아내며 올림픽 본선 행을 확정 지은 것과 비교했을 때 아시아는 대륙별 비교에서 단연 최하위였다.

하지만 요르단과 대한민국의 충격적인 패배는 시작에 불과했다. 아시아 선수권대회 1위 자격으로 올림픽에 나선 세계랭킹 10위 중국은 올림픽 본선에서 5전 전패로 탈락하고 말았다.

NBA 이젠롄(뉴저지 네츠)이 평균 14.8득점으로 유일하게 두 자리 득점을 기록하며 고군분투했지만, 중국은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전패를 기록한 국가는 튀니지와 중국뿐이었고, 그나마도 중국은 득실차에서 -126을 기록하며 최하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렇다면 아시아 선수권대회 1위 중국의 올림픽 조별 예선 상대는 누구였을까? 중국이 속했던 올림픽 B조에는 유럽 선수권대회 1위 스페인과 3위 러시아, 아메리카 선수권대회 2위 브라질, 그리고 오세아니아 선수권대회 1위 호주와 개최국 영국 등이 속해 있었다.

중국은 스페인에 19점차, 러시아에 16점차, 브라질에 39점차, 호주에 20점차, 영국에 32점차로 패했다. 그나마 개최국 자격으로 올림픽에 나선 영국과는 어느 정도 대등한 승부가 예상됐지만, 영국에게도 30점차 이상으로 패하고 말았다. 참고로 영국은 2009년과 2011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모두 공동 13위에 머물렀던 국가다.


12개 국가가 참가한 올림픽 최종예선에서도, 똑같이 12개 국가가 참가한 올림픽 본선에서도 8강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아시아 선수권대회 1~3위 국가는 올림픽 최종예선과 본선에서 합계 9전 전패, 득실차 -256을 기록하며 세계 농구와의 격차를 뼈저리게 실감했다.

아시아 농구는 위기에 처해 있다. 나름 아시아의 자존심이라 불리던 중국도 야오밍의 부상과 은퇴 이후에는 국제무대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하는 실정이다. 아시아에서의 최상위권 국가들이 유럽 13위권의 국가와 아메리카 4위권 국가에게 완패하는 현실. 아시아 농구는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다.

<홍진표 객원기자, SportsSoul의 소울로그(http://blog.naver.com/ywam31)>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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