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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가쁘게 달려왔다. 5일 동안 4경기를 치르는 빡빡한 일정. 4경기 모두 대접전을 펼친 동부와 KGC는 나란히 2승씩을 챙기며 균형을 맞췄다. 그리고 열심히 뛴 선수들에게 이틀간의 달콤한 휴식이 주어졌다. 4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5차전을 시작으로 양팀의 운명이 걸린 경기가 다시 시작된다. 과연 어느 팀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을까.
농구경기, 그것도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힘을 모두 쥐어짤 수 밖에 없는 챔피언결정전 경기를 5일 동안 4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것은 선수들에게 엄청난 부담이다. 특히 주전 선수들의 나이가 많은 동부에 타격이 컸다. 김주성, 박지현 등 노장들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고 상대적으로 젊은 윤호영도 4차전에서는 기진맥진하는 모습이었다. 양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공격을 시도한 용병 로드 벤슨도 마찬가지. KGC 오세근은 4차전이 끝난 후 "벤슨이 숨을 정말 가쁘게 몰아쉬더라. 많이 지쳐보였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는 여유를 찾게 됐다. 이틀을 쉰다. 체력을 끌어올리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여기에 5차전부터는 1경기를 치르면 하루의 휴식이 주어진다. 휴식도 휴식이지만 조직력이 좋은 동부에 이 하루는 천금 같다. 전날 경기에서 노출된 문제점에 대해 철저하게 대비할 수 있다. 연전이 치러질 경우 이를 보완할 시간이 없었다. 강동희 감독이 가장 아쉬워했던 부분이다.
KGC "천만의 말씀, 우리도 휴식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기 때문에 5차전이 휴식 없이 바로 열렸다면 KGC가 유리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지만 실제 경기가 이어졌다면 KGC 선수들 역시 엄청난 부담감을 느꼈을 것이다.
KGC 이상범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상대 선수들에 비해 2배나 더 많이 뛰고 있다"고 했다. 오세근 역시 "정규리그 경기와 비교해 1.5배는 충분히 더 뛰고 있다"고 밝혔다. 주변에서는 "젊으니 아직 힘이 남았을 것"이라고 쉽게 얘기하지만 뛰는 선수들은 말그대로 '죽을맛'이다.
KGC의 한 주전급 선수는 "이틀간의 휴식이 동부에 유리한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그런걸 신경쓸 때가 아니다. 너무 힘들다. 쉬어야 한다"고 답했다. 상대가 지친 틈을 노리는 것도 전략일 수 있겠으나 본인도 지쳐 제대로 경기력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뜻이었다. 여기에 오세근, 양희종이 각각 발목과 옆구리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치료와 휴식이 필요하다.
KGC 선수들 모두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2, 4차전 승리로 어린 선수들의 자신감은 하늘을 찌르는 상황이다. 차라리 푹 쉬고 5차전에서 제대로 승부를 겨뤄보고 싶다는게 선수들의 생각이다. 홈에서 열리는 5차전만 잡으면 원정 2경기 중 1경기만 잡으면 되기 때문에 심리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
결국, 5차전이 사실상의 결승전이 될 전망이다. 이 경기를 잡는 팀의 우승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5, 6, 7(7차전은 필요시)차전 경기 모두 앞의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초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