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올스타전이 29일 성황리에 끝났다. 이틀간의 일정으로 15주년 레전드 올스타전(28일)도 함께 열려 의미를 더했고, '슈퍼스타 KBL' 등 다양한 이벤트로 팬들도 즐겁고 선수와 관계자도 즐거웠다. 세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성공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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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근과 최진수, 전태풍과 김선형이 붙은 '1대1 대결'은 팬들이 평소에 궁금했던 라이벌의 대결로 모두가 누가 이길지 관심이 컸다. 결승전은 중앙대 동기인 김선형과 오세근이 붙어 팬들은 좀처럼 볼 수 없는 신인왕 후보의 대결을 볼 수 있었다.
드리블과 패스 능력 등을 평가하는 스킬스 챌린지, 현역선수와 은퇴선수-여자선수가 한 팀을 이뤄 누가 먼저 지정된 장소에서 빨리 슛을 성공시키느냐를 가리는 슈팅스타스, 라인 끝에서 상대방 림까지 26m를 드리블해 누가 빨리 골을 넣느냐를 가리는 스피드 슛 대결 등 모든 이벤트가 흥미진진했다.
또 올스타전이 끝난 뒤 열린 '슈퍼스타 KBL'은 오리온스 김민섭과 LG 정창영-안정환, 동부 홍세용-최윤호, KT 김현민, 삼성 이관희-유성호, KGC 박찬희, SK 김선형 등이 노래와 춤으로 자신의 끼를 발산하며 팬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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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이벤트들이 올스타전 중간에 대부분 이뤄졌다. 작전 타임이나 쿼터 사이에 열렸고, 시간도 길어 경기에 몰입할 수가 없었다. 조금전까지 경기에서 뛰던 선수가 작전 타임때 하는 이벤트에 곧바로 출연하고, 다시 경기에 나가기도 했다. 당연히 경기는 뒷전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선수들이 골을 넣을 때 덩크슛을 제외하곤 박수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장내 아나운서가 관중에게 박수를 유도하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아무래도 승패에 큰 의미가 없는 경기. 괜히 열심히 뛰었다가 다쳐 정규시즌에 여파가 미칠 것을 우려할 수 밖에 없다. 선수들이 수비를 잘 하지 않고, 슛을 난사하는 모습은 성의없어 보이기까지 했다.
올스타전은 가장 인기있는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유일한 경기다. 이런 보기드문 경기를 허비하는 것은 분명 농구의 부흥에는 도움이 될 수 없다.
주객이 전도된 올스타전. KBL이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됐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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