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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스-삼성, 외나무다리에서의 탈꼴찌 대결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1-12-19 14:28


시즌 전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지만 삼성과 오리온스의 탈꼴찌 싸움이 뜨겁다. 둘이 만나는 곳이 순위가 바뀔 수 있는 외나무다리다.

오리온스와 삼성은 20일 고양에서 4번째 대결을 벌인다. 5승22패로 공동 꼴찌인 상황에서 만나는 진검승부다. 두 팀의 순위는 지난 4일 맞대결 이후 바뀌었다. 줄곧 꼴찌를 달리던 오리온스가 4일 연장전 끝에 삼성을 누르며 반게임차로 9위에 올랐고, 계속 그 순위를 지켰다. 삼성은 오리온스에 패한 것이 계속 이어지며 14연패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오리온스는 그사이 승리를 많이 챙기지 못하며 삼성과 1게임차를 유지했고, 결국 삼성이 17일 SK를 누르며 14연패를 탈출하고, 오리온스가 18일 전자랜드에 패하며 다시 동률이 됐다.

둘 다 성적은 좋지 않지만 희망적인 요소가 많다. 삼성은 이정석 이규섭의 부상, 김동욱의 트레이드 등으로 주전이 3명이나 빠지며 조직력이 흔들리며 참패를 거듭했으나 17일 SK전서 투지로 승리를 거뒀다. SK의 제스퍼 존슨이 제대로 뛰지 못했기 때문에 승리를 챙길 수 있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이 좋았다. 4쿼터 중반까지 리드하다가 역전당했고, 마지막 공격을 앞두고 2점차로 뒤지고 있었지만 이시준의 미들슛이 성공하며 연장전으로 끌고 갔고, 끝내 역전승의 감격을 맛봤다. '할 수 있다'는 긍정의 싹이 텄다.

오리온스는 경기력만 보면 초반보다 확실히 좋아졌다. 이동준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최진수가 그 자리를 잘 메워줬고, 부지런한 크리스 윌리엄스와 새로 가세한 김동욱 등의 활약으로 포워드진은 강해졌다. 대신 허일영이 부상으로 빠진 가드진이 불안하다.

둘은 최근 2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연장 접전을 벌였다.이번에도 접전의 가능성이 높다. 오리온스는 최진수-윌리엄스-김동욱의 포워드 진이 좋고 삼성은 김승현-이시준의 가드진이 믿을만하다. 두번의 연장 맞대결을 모두 이긴 오리온스의 자신감이 높지만 삼성은 14연패를 끊었다는 것이 큰 동기부여가 된다. 탈꼴찌를 위해 서로가 꼭 잡아야만 하는 경기. 게다가 김승현-김동욱 트레이드를 한 팀들의 경기라 둘의 경쟁이 1위 다툼보다 더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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