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수가 요즘 잘해주네."
그 생각은 서서히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정민수는 4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전에 3점슛 4개를 포함해 총 16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3점슛 갯수와 득점 모두 이번 시즌 개인 최고기록이다. 허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정민수와 김태홍, 신명호를 기용하면서 분위기가 살아났다. 특히 정민수는 근래에 잘 해주고 있다. 앞으로 경험이 많아지면 더 잘할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올해 1라운드 9순위로 KCC에 입단한 정민수는 입단동기 김태홍(2라운드 11순위)보다 앞 순번에 지명됐다. 하지만, 주목은 김태홍이 먼저 받았다. 김태홍은 한일 프로농구 챔피언전과 시범경기를 통해 허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뒤 시즌 초반 출전 시간을 늘렸다. 그러는 사이 정민수가 벤치에 앉아있는 시간은 하염없이 길어져갔다. 자신보다 뒷 순번에 입단한 동기가 큰 주목을 끌자 정민수의 상심은 커져갔다. "(김)태홍이가 많이 나가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때 무척 부러웠어요. 한편으로는 자존심도 상했던 게 사실이죠." 정민수는 솔직히 말했다.
허 재 감독은 3라운드 들어 정민수에게 출전 기회를 많이 부여하고 있다. 이는 허 감독이 추구하는 농구 스타일을 정민수가 지녔기 때문. 허 감독은 "하승진이 빠졌을 때는 스피드를 많이 앞세워 디펜스를 중점적으로 하려고 한다. 그런데 정민수는 스피드가 좋다. 슛도 괜찮고. 그런 점 때문에 많이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민수는 "감독님이 늘 강조하시는 디펜스와 자신있는 슛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앞으로 시간이 갈수록 더욱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민수의 성장, 최근 KCC 상승세의 비결이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