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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 KGC의 경기. 2쿼터 2분10초를 남기고 SK 전력의 절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용병 알렉산더 존슨이 쓰러졌다.
이날 패배로 11승11패, SK는 여전히 승률 5할이다. 별 이변이 없다면 존슨은 최대 2~3경기 결장 후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존슨이 돌아온다고 해도 이날 경기 초반 보여준 경기력으로 SK는 6강을 장담할 수 없다.
그럴 만한 배경이 있다. 지난 2일 KGC는 전자랜드에 68대80으로 패했다. 허리가 아픈 용병 로드니 화이트가 전자랜드 용병 허버트 힐을 전혀 막지 못했다.
SK 존슨은 올 시즌 가장 위력적인 골밑장악력을 자랑하는 용병. 화이트가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게다가 오세근 역시 무릎과 발목에 잔부상이 있다. 한마디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때문에 강력한 파워를 자랑하는 존슨이 골밑을 장악할 경우 KGC는 이날 경기에서 패할 수밖에 없다.
KGC 이상범 감독은 "존슨에게 볼 투입을 원활하지 않게 하기 위해 초반부터 프레스를 걸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 수비는 체력적인 부담이 가장 크다. 전자랜드에 완패한 KGC가 후반에 힘이 떨어질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는 수비. 때문에 '양날의 검'이었다. 하지만 KGC가 이 수비를 택한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좋은 전력에도 KGC의 경기력은 들쭉날쭉하다. 선수들의 집중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집중도를 끌어올리는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풀코트 프레스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팀이 연승을 할 때 부지불식간에 선수들이 해이해진다. 이럴 경우 풀코트 프레스로 긴장감을 자연스럽게 높힌다"고 했다.
SK는 이 수비를 효과적으로 뚫지 못했다. SK 문 감독은 "패스를 통해 프레스를 뚫으라고 주문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했다. 결국 존슨에게 효과적으로 볼을 투입하지 못했다. 하프라인을 넘어가다 어이없는 실책으로 공격권을 두 차례나 넘겨줬다.
흐름을 탄 KGC는 골밑에 볼은 투입한 뒤 상대의 허술한 더블팀 로테이션 수비를 적절히 이용했다. SK의 더블팀 로테이션 디펜스는 전혀 호흡이 맞지 않았다. 외곽에 찬스가 났고, 1쿼터에만 김태술은 2개의 3점슛을 넣었다. 결국 이런 차이점때문에 2쿼터 2분 남을 때까지 11점이나 KGC가 앞설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SK 슈퍼루키 김선형은 무리한 공격으로 실책을 연발했다.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5개의 실책을 했다. 수비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속공이 뛰어난 그냥 평범한 '루키'였다. 결국 KGC는 화이트 15분, 오세근 28분만을 기용하고 71대59로 대승을 거뒀다. '보약'같은 1승. 4시즌 만에 6강에 도전하는 SK에게 숙제를 안겨준 1패이기도 했다. 잠실학생=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