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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브로만 보낸 전자랜드, 힐 때문에 웃는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1-12-04 16:23


"투자를 많이했는데, 아쉽네요."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던 인천 전자랜드가 살아나고 있다. 무엇보다 새 용병 허버트 힐이 가세하면서 다시금 시즌 초반의 조직력이 살아나는 모습이다. 힐은 팀 합류 첫 경기인 지난 2일 KGC전에서 27득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지난 시즌 KBL 외국인선수상을 받은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힐이 빛나는 가운데 시즌 초반 전자랜드의 상승세를 주도하다 퇴출된 용병 잭슨 브로만은 지난 3일 쓸쓸히 귀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브로만은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이 힐보다 더 나을 것이라고 판단해서 이번 시즌 과감하게 영입한 일종의 승부수였다. 그만큼 전자랜드도 브로만에게 공을 들였다. 그러나 브로만은 결과적으로 들인 공에 비해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브로만은 이번 시즌 19경기에 출전해 평균 17.1득점에 9.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라운드가 진행될수록 부진이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지난 9월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코뼈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입은 것이 큰 원인이다. 이때부터 일이 꼬였다. 부상 때문에 수술을 받으면서 나고야 전지훈련에도 참가하지 못했고, 이번 시즌 안면 보호용 마스크를 주문 제작해 경기에 나서면서 몸싸움이 약해진 것. 다친 브로만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전자랜드는 많은 투자를 했지만, 빛을 보지 못하고 말았다.

전자랜드 양원준 사무국장은 4일 인천 KCC전을 앞두고 "어제 브로만이 미국으로 돌아갔다. 생각해보면 능력은 갖춘 선수였는데, 팀과의 궁합이 잘 안맞았던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양 국장은 "돌이켜보면 브로만한테 꽤 많은 투자를 했었다. 다친 이후 수술비용에 전지훈련 취소로 인한 위약금까지 다 지불했다. 그렇게라도 해서 잘 뛰어줬으면 좋았을텐데, 막판에는 끝내 시즌 중간에 돌아가는 항공료를 쓰게되니 씁쓸하다"고 쓴 웃음을 지었다. 양원준 국장은 "그래도 돌아가는 브로만이 편하게 가도록 좋은 티켓을 끊어주려고 했다. 원래 예상 비행기 요금보다 100만원이 더 나왔지만, 마지막이니 그냥 다 지불했다"고 말했다.


비록 '애물단지' 브로만은 아쉽게 떠나갔지만, 전자랜드는 다시 힐을 영입하며 추진력을 얻고 있다. 양 국장은 "브로만의 못다한 역할을 힐이 잘 해주길 바란다"며 새 용병의 선전을 기대했다.
인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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