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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이 드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알려진 것처럼 오리온스는 당초 LG와 트레이드에 합의했었다. 김현중과 1대1 트레이드다.
둘의 올 시즌 연봉은 2억5000만원으로 똑같다. LG는 여기에 현금 2억5000만원을 얹어주는 조건으로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지난 1일 두 팀은 트레이드에 합의하고 일종의 조치를 취했다. LG는 1일 KCC전에서 김현중을 출전시키지 않았다. 트레이드 합의가 끝났기 때문이다.
김현중은 이날 코칭스태프 및 선수단과 작별인사까지 나눴다. LG 측은 오리온스 측과의 계약합의를 증명하는 약정서, 양수도계약서를 공개했다.
그러나 반나절만에 오리온스는 LG와의 구두계약을 외면하고 삼성으로 트레이드 대상구단을 바꿨다.
오리온스 측은 이같은 급선회에 대해 "김승현이 원한 구단이 LG가 아닌 삼성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믿기 힘든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다.
김승현 트레이드가 LG에서 삼성으로 급선회한 이유를 찾기 위해서는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FA였던 김승현은 오리온스에 잔류했다. 계약조건은 5년간 연봉 4억3000만원. 하지만 알려진대로 이면계약이었다. 실제 연봉은 10억5000만원이었다.
오리온스 입장에서는 통 큰 계약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면계약 속에 또 다른 이면계약이 숨어있었다는 점이다.
그 당시 오리온스 정태호 단장과 삼성 조승연 단장은 합의를 했다. '김승현을 오리온스가 FA계약을 맺은 뒤 삼성으로 트레이드 시킨다'는 조건이었다. 오리온스가 자신있게 베팅할 수 있었던 이유였기도 했다. 결국 이 사실은 이면계약으로 마찰을 빚은 오리온스와 김승현이 조정신청을 한 KBL 재정위원회에서 밝혀졌다. 한 농구관계자는 "KBL 재정위원회에서 삼성과 오리온스 측은 또 다른 이면계약에 대해 시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2006년 7월 오리온스는 단장이 교체됐다. 정 단장 대신 심용섭 단장이 부임했다. 김승현은 2006~2007시즌 이후 고질적인 허리디스크로 팀에 제대로 된 기여를 하지 못했다. 결국 양 팀의 합의는 어정쩡한 상태로 변했다. 즉, 이런 과정에서 맺은 어떤 특정한 합의가 이번 트레이드 급선회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삼성 이성훈 단장은 "어제(1일) '김승현이 LG로 트레이드된다'는 얘기가 흘러나와서 심용섭 단장에게 애걸복걸했다. 결국 우리가 (김)승현이를 데려오게 됐다"며 "LG에게는 미안하지만, 우리도 (김승현 트레이드에 대해)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LG에서 삼성으로 급선회한 이유가 2006년 당시 오리온스와 삼성의 합의때문이 아니냐'라고 묻자 "그런 영향도 있었을 것"이라고 에둘러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이런 배경때문에 대부분의 프로농구 관계자들은 '김승현과 삼성이 당초부터 말을 맞춘 것 아니냐'며 뒷돈에 대한 의문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 단장은 "그런 일은 절대 없다. 뒷돈같은 조건은 일체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